10 / 19 (금) 난, 까치 울음에도 쉬 허물어지는
저녁스케치
2018.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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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건물 우에서 까치가 울었습니다
그대 얼굴이 새벽 서늘한 공기를 건너와
기쁜 소식인 듯 귓가를 스쳤습니다
그러나 뒤돌아보면 늘 바람만
뭉클하게 날 끌어안았습니다
바람 내음만 찡하게 코를 찔렀습니다
그대 나를 모르기에
사방천지 뭉클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대 나를 모르기에
내게 허물어지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먼지 풀풀 날리는 갈라진 길바닥
그대 빗방울처럼 먼 길 일으켜 올 때까지
난 까치 울음에도 쉬 허물어지는
가건물로 서있습니다

유하 시인의 <난, 까치 울음에도 쉬 허물어지는>


미완성의 사랑 앞에서는
누구나 불안한 존재가 됩니다.

내 고백에
답이 올 거라고 굳게 믿었다가
안 올지도 모른다는 낙담을 반복하죠.

그러고보면 우리를 무한히 강하게 만드는 것도 사랑,
한없이 약하게도 만드는 것도 사랑이다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