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의 그때의 추억 덕분에
일 년에 한 며칠은 거저 삽니다
사랑하는 일 원만치 않았고
이별하는 일 또한 변변치 못했으나
당신을 기억하는 이즘 날에는
후회도 서글픔도 대수롭지 않습니다
새 날아간 가지 끝에 바람 머물 듯
당신 생각 왔다가 가는 날 있어
한 며칠은 애 안 쓰고 그저 삽니다
아 참, 당신은 모르시지요
지난 밤 꿈속에 다녀가고도
그때처럼 당신은 모르시지요
오성일 시인의 <모르시지요>
문득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생각하면... 며칠쯤 마음에 훈풍이 불다가
조금 그립고, 또 조금은 궁금해지는 그런 사람...
그 추억 덕에 1년에 며칠은 거저 살고, 또 그저 살 수 있습니다.
그리워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큰 행운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