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가 어디서 어디까지인지 아느냐 물으니
당신은 하늘에서 땅까지 아니냐고 대답했지요
그래서 내가 아니라고
머리에서 가슴까지라고 잘난 척을 좀 했지요
지척(咫尺)
지(咫)는 여덟 치, 척(尺)은 열 치
한 걸음도 채 안 되는 거리
지척에 두고 평생을 만나지 못하기도 하는 먼 거리가
바로 머리에서 가슴까지라고 했지요
머리로 이해하는 것을 마음이 받아들이는 게
그렇게 힘든 일이라며
잘난 척을 좀 했지요
당신은 웃으며
이렇게 물었지요
당신과 내 거리가 지척인 것은 알아요?
박제영 시인의 <지척>
머리에서 가슴까지는 고작 30cm인데
머리가 생각하는 것을 마음이 받아들이는 데
어떤 사람은 평생이 걸리기도 합니다.
생각을 바꾸더라도
마음은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가 참으로 많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