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학교 기간제 선생님들 면접이 있었어요.
저는 면접 위원으로 선생님들을 만났습니다.
이력서, 자기소개서, 수업지도안을 정성껏 작성해서 긴장한 모습으로 수업 시연을 하시는 선생님들을 보니 마음이 쨘했어요.
저도 임용고사 합격하기 전에 기간제 교사 자리를 구하러 다닌 때가 있었거든요.
경력이 없어서 면접 기회조차 얻질 못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면접을 본 후 면접 위원들이 중간 평가를 하는 자리에서 마음이 편칠 않았어요.
제가 보기엔 잘 하실 것 같은데
경력이 없어서 안 되고,
말이 좀 느리면 답답해서 안 되고,
나이가 어리면 아무것도 몰라서 안 되고...
이런 평가들을 내리시더라고요.
결국 경력 많으신 선생님들을 뽑는 걸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한 장 한 장 고민하고 썼을 자기소개서를 채 몇 분도 읽지 않고 내린 판단이었어요.
수업 시연은 2분, 질문까지 해도 채 10분이 안 되는 시간에 채용이 결정된다는 것이 좀 황당하기도 했어요.
경력이 모든 것을 알려준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정장을 차려 입고, 일찍 와서 추운 대기실에서 떨고, 면접을 마치고 혹시나 하는 기대를 하고 있을 그분들의 모습을 떠올리니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참....살기 어려워요.
오늘 저녁,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쓴 소주 한 잔이 생각날 것 같네요.
그분들도 이렇게 힘든 날들이 쌓여 경력 많은 선생님이 되겠지요?
그리고 언젠가 경력이 아니라 가능성을 봐주는 면접 위원을 만나기도 하겠지요?
그런 좋은 날들이 모두에게 오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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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을 마치고...
김은경
2019.02.18
조회 152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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