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이에게
잘지내? 우리가 어떻게 이렇게 된걸까
연락을 안한지도 꽤 오랜 시간이 되었다
나는 네 소식이 궁금한데 너는 어떨런지?
너에게 무관심 했던 걸 인정해
하지만 차갑게 변해가는 네가 왜그리 야속하기만 하던지
너의 소식을 화자에게 물어볼 수 있지만
화자도 나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나는 좀 더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알아가는 중이야
그렇다고해서 네가 좋은사람이 아니라는 건 아니지
분명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내가 너에게 많이 신경을 못써주고
나는 너에게 부족한 사람이었지
너를 떠올리며 시를 쓰기도 했어
벌써 12월도 중반이야
올 한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너라는 좋은사람을 잃어버린 걸거야
나에게 말이라도 건네주었다면 내가 도데체 뭘 잘못한건지
직접 따지고 이유라도 물어오길 기대했는데
너도 나도 침묵이라는 선택을 하고 말았어
많이 바쁜건가. 무슨 일이라도 있는건지 궁금하다면
자존심을 버리고 그까짓 하찮은 밀고 당기기 같은 것도 버리고
먼저 연락하면 그만인것을
나는 이제 주워담을 수 없는 시간을 쓰레기통에 버려버린 느낌이야
선진아
아마 이 편지도 너에게 전달되지 못할거야
꼭꼭 숨어서 이 편지는 허공 속에서 숨을 쉬게 될거야
이렇게 만든 나를
이렇게까지 오고야 말았던 너를
난 이해할 수가 없다
나 자신을 나조차도 모르는데 너는 어떻게 알까?
시간은 흐르고 이제 곧 2019년이 다가온다
너를 지우며 살아간다는 것이 어쩌면 가장 큰 후회로 남을지도 모르겠어
바람이 차갑고 몸은 더 춥다
너의 따뜻한 음성이 오늘따라 무척 그립다
그리워하면서도 너에게 가지 못하는 내 마음을
너는 받아들일 수 있을런지
학창시절에 만나 줄곧 인연을 맺어 온 우리
그런 우리가 침묵으로 일관하는 이별을 했다는 게
조금은 서글프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다
선진아 이제 이렇게 너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조차
하기 힘든 시간이 오겠지?
나는 너를 친구로서 좋아하고 사랑했어
편지를 마쳐가니 내 자격지심이 원인이 아닐까 하는 심정도 넘실거린다
이젠 다시 볼 수 없는 너를 원망하지 않을게
나는 그늘이었으니까 너는 따뜻한 손을 잡고 숨을 쉬기 바란다
보고싶고 목소리를 듣고 싶지만 되돌릴 수 없는
순간의 연속으로
나는 우정을
친구를 잃었다
원망보다는 사랑으로 너를 기억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
이제 마흔하고도 넷이 되어가는 이 시점에
참으로 유치한 감정으로 너에게 편지를 썼다
부치지 못할 편지를 말이야
날 용서해
마음 다치지 않는 날들이 되기를 소망하며
미현이가.
친구에게 오늘 쓴 편지
부치지 못할 편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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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현
2018.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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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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