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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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모기 시점
장연순
2018.09.20
조회 243
어제 새벽이 되어서야 잠이 들었습니다.
가을이 다가와서 일까요?
난데없는 독서열이 치솟는 바람에 늦은 시간까지 책을 잡고 있다가 겨우 잠이 들었던 것인데, 새벽 3시쯤 되어서 일까요? 갑자기 피부에 소름이 돋는 바람에 잠이 깨고 말았습니다.
새벽 공기가 차가워서 인가 싶어 본능적으로 이불을 끌어당기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제 몸은 이불 안에 있었습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정신을 차려보니, ‘엥~ 엥~’ 하는 소리가 귀 옆을 맴돌았습니다.
청하지도 않은 늦여름(?) 모기 한 마리가 집에 들어왔던 모양이었습니다.
이제 아침저녁으로는 가을이 한창인데, 철도 모르는 웬 모기? 하는 마음에 이불을 털고 일어날까 말까를 망설였습니다.
그런데 모기 한 마리 잡겠다고 새벽 3시에 불을 켜고 난리법석을 떨면 가족들이 깰까봐 머리까지 이불 속에 집어넣고 꾹 참기로 했습니다.
모기는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영양보충이 필요했던지 자꾸 제 주변을 맴돌면서 비행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엥~ 엥~’ 거리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이불 안에 있는 팔에 소름이 쫙~ 일었습니다.
오지 않는 잠을 청하며 한 5분쯤 기다렸을까요?
옆에서 자고 있던 남편이 벌떡 일어나더니 불을 켭니다.
그리고는 다리를 마구 긁어댑니다.
저를 공략할 수 없었던 모기가 남편을 공격했던 것입니다.
무방비로 잠들었던 남편은 순식간에 모기에게 다리와 팔을 내어주고 말았습니다.
물린 곳이 순식간에 부풀어 오르는 것이 모기 한 마리라고 우습게 볼 수는 없었습니다.
남편이 모기약을 찾았지만, 올 해는 여름에도 모기가 없길래 모기약도 사두지 않았습니다.
난감해하고 있는데, 남편이 불을 끄더니 잠시 후 다시 켭니다.
모기에게 방심할 순간을 준다나요?
그러고는 방 안을 찬찬히 살피더니 기필코 모기를 찾아내서 한 방에 해결했습니다.
가을까지 버텨온 모기에게는 안 된 일이지만, 남편과 저는 편안하게 잠들 수 있었답니다.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마음은 불편하네요~^^;
걔도 살려고 몸부림친건데.
전지적 모기 시점......
자꾸만 모기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있는 저, 많이 이상한가요?
김성호, 웃는 여잔 다 이뻐~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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