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고, 직장에 다니면서 한 해 두 해 나이를 먹고~
일과 살림을 동시에 하다 보니 어느 샌가 제 모습은 드라마 속 주인공과는 거리가 한참 멀어졌네요.
더 빨리, 더 많이~를 외쳐대며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일들을 해내려고 분주하게 살다보니 운동화와 고무줄 치마의 편안함에 슬그머니 눈을 떠 버렸나 봅니다.
언제부터인가 저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청초한 원피스들은 세탁소 비닐을 뒤집어 쓴 채 장롱 안에 얌전히 잠들어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현관에는 운동화와 슬리퍼가 항상 대기해 있습니다.
처음 운동화를 신고 출근하던 날 어색함에 주변 눈치를 살피던 제가 요즘은, 쇼핑을 가서도 운동화매장만 들여다보고 있답니다.
오늘은 신랑이 밖에서 저녁을 먹고 들어온다며 연락을 했습니다.
혼자 있는 집이 너무 덥고 적막해서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다녀왔습니다.
저녁을 지을 필요가 없으니 시간에 여유가 생겨 참 좋았습니다.
습관처럼 운동화에 발을 넣으려다 무슨 변덕이 일어서인지 신발장을 열어보았습니다.
여기저기 헤집다가 깊은 구석에서 반짝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손을 깊이 넣어 꺼내보니 블링~블링~한 비즈 장식에 얇은 끈 하나로 마무리 된 예쁜 샌들이었습니다.
예전엔 내가 저런 신발도 신고 다녔었나 싶은 마음에 순간, 마음 깊은 곳에 방치되었던 소녀감성이 깨어났나 봅니다.
편안한 운동화 대신 여자~여~자한 샌들을 신고 문을 나섰습니다.
얇은 끈 아래로 매끈하게 뻗은 제 발이 하얗고 조그마해 보였습니다.
아, 여자 된 이 느낌이 얼마만인지!
그동안 이 느낌을 왜 잊어버리고 살았던 것일까요?
신랑과 가끔 외식을 나갈 때조차도 민낯에 편안한 고무줄 치마를 고집하던 내가 참 어리석은 사람이었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편안한 것? 물론 좋습니다. 편안한 게 최고지요.
하지만, 가끔은 자신을 예쁘게 꾸미는 사치를 부려보는 것도 삶에 커다란 활력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운동화 보다는 예쁜 샌들을.
물론 조금은 불편하겠지만, 감수할 가치가 충분하지 않을까요?
오늘은 조트리오의 눈물내리는 날 듣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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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신어 본 예쁜 신~^^
장연순
2018.08.01
조회 126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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