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에어컨이 없는 우리집, 그래도 다행인 것은 해가지고 나면 뜨겁게 달아올랐던 공기가 서늘해진다는 것~
흘렸던 땀을 보충하기 위해 얼마전 신랑과 함께 시원한 밤공기로 더위도 식혀볼겸해서 치킨 한마리를 튀겨왔습니다.
축구경기를 보면서 바삭한 후라이드 치킨에 시원한 캔맥을 즐기고 있던 그때였습니다.
술이 약한 우리 신랑 살짝 취기가 올랐던지, 대뜸 큰소리로 천천히 좀 먹으라고 성질을 냅니다.
항상 맛있는 걸 먹을 때마다 속도전을 벌이는 저 때문에 제대로 먹어본 적이 없다면서~ㅜ ㅜ
연애기간 4년~
결혼기간 4년~
8년만에 들은 그 소리에 저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제대로 상처를 받고 말았습니다.
아니, 사람마다 먹는 속도는 다를 수도 있는 것이고, 내가 뭐든 빨리 먹는 것이 그렇게도 서운하고 억울했었다면 진작에 얘기할 것이지.
그걸 또 마음 속에 쌓아두었다가 8년이 지나서야 이런 식으로 폭로하는 것은 또 무슨 경우란 말입니까?
그렇게나 좋아했던 치킨이라면 두 마리를 샀으면 됐을텐데. 정말 그랬다면 서로 서운할 일도 없었을텐데.
제가 신랑을 골탕먹이려고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저는 이제껏 신랑에게 제 나름 성심껏 애정을 표현해왔습니다.
요즘처럼 더위가 이어지는 날에도 선풍기 바람이 신랑에게 먼저 갈 수 있도록 양보하고 말입니다.
제가 또 더위를 얼마나 싫어하는지는 신랑도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똑같이 햇빛을 받고 있는데도 제 몸은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많이 열을 품거든요.
오죽하면 달아오른 체온을 식히려고 인중에서도 땀이 흐르겠습니까?
그런제가 목숨걸고(?) 선풍기까지 양보를 해왔었는데~
그게 다 무엇때문이겠습니까?
그만큼 신랑을 사랑해서가 아니겠습니까?
햇볓에 한껏 달궈진 공기에는 특유의 냄새가 있듯이 지금 제 속에서도 불쾌한 분노의 냄새가 솟아오릅니다.
치킨 한 마리에 홀딱 넘어가서 사랑스런 와이프에게 성질을 내는 이 남자...
용서해주어야 할까요?
저는 지금 진지하게 고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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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했다~ 그런데 치킨에 넘어간 당신, 용서해야 할까?
장연순
2018.07.20
조회 139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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