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매일 산책하는 길가엔 제법 괜찮은 숲이 하나 있습니다.
요즘같은 시절에는 숲가장자리에 경비병처럼 둘러선 커다란 아카시아 나무 한가득 하얀 꽃송이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 길을 걷다보면 딱히 바람이 불지 않아도 달콤하고 알싸한 아카시아 향기가 코끝을 스치고는 합니다.
오늘 세찬 비바람이 몰려간 후 산책을 하는 제 눈에 아카시아 나무들이 죄다 지면으로 쏠려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심지어 어떤 나무들은 굵은 가지가 부러져서 지면에 닿아 있습니다.
아마도 나무 한가득 달린 꽃송이들이 머금은 빗물무게를 감당하기 힘들었나 봅니다.
이제 막 피어오르기 시작한 꽃송이들이 절정으로 치닫지도 못한 채 스러지는 모습이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올 봄은 유난히도 비가 많이 내리는 것 같습니다.
꽃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매번 꽃들이 피어날 때마다 꽃잎들을 쓸어가버리는 봄비가 야속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땅바닥에 닿을 정도로 휘어진 나무이지만 달콤하고 알싸한 향기만큼은 여전하다는 것입니다.
세찬 빗물이 세상의 먼지를 모두 쓸어가버린 청정한 대기 속에 감도는 그 향기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겠지요.
아카시아 꽃송이의 종말과 함께 이 봄도 이렇게 사라지려 하는가 봅니다.
오늘밤 신청곡은 자우림의 '봄날은 간다'입니다.
들려 주실거죠?
남편이 출장을 가서 오늘밤 꿈음은 온전히 제 차지 입니다~ㅋㅋ
밤내내 호젓한 분위기 속에서 귀 기울이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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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차게 쏟아지는 폭우에 나무들 가지가 부러져버렸어요~ㅜ ㅜ
장연순
2018.05.16
조회 158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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