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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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엔딩, 낙화
이인화
2018.04.11
조회 105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로 시작해서 `분분한 낙화 ',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구절에선 영화 속 장면처럼 어지럽게 꽃잎이 떨어지는 장면을 떠올리지요.
어제 온종일 유리창을 흔들며 요란한 소릴 내던 돌풍 때문에 아파트는 꽃길이 생겼더군요. 신문에선 벚꽃이나 개나리꽃 위에 하얗게 쌓인 눈을 보여 주어서 신기하기도, 어색하기도 했습니다.

2월 28일자로 명예퇴직하고 31년 교직을 떠나면서 떠올린 말이 낙화의 1연입니다. 꽃잎이 떨어지지 않겠다고 끝내 버티면 열매 맺지 못할 것이고 추한 채로 매마른 꽃잎을 달고 있겠지요. 정말 최선을 다해서 일하고 또 일해서 20를 지나 50대 중반까지 왔습니다.

수많은 제자들과의 만남이 있었고 보람도 컸고 속상한 일도 많았지요. 오랜 직장생활하며 학교에서 쓰러져 입원한 적도 있고 응급실로 달려간 적도 수없이 많았습니다. 훈장처럼 얻은 병도 너무 많네요. 폐렴, 기관지확장증, 아토피, 퇴행성관절염, 허리와 목디스크, 그리고 공황장애...
퇴직해서 여기저기 꽃구경도 다니고, 요가도 하며 몸과 마음 치유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주 조금씩 몸과 마음이 다시 살아나겠지요.

내일은 세종시에 사는 사촌언니 만나러 갑니다. 수다 떨고 맛있는 음식 먹으며 제 마음 토닥토닥하려고요.

호흡기환자인 저같은 사람이 마음껏 숨쉬며 살 수 있는 서울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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