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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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였네요.
이종혁
2018.04.14
조회 95
친한 동생의 결혼소식을 듣고 오늘 저녁에 만났습니다.
와이프가 될 사람도 내가 잘 아는 사람이고 둘 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친구들이였지요.

둘의 결혼소식에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너무 기분이 좋은 데 왜 갑자기 외로워 지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지금껏 잘 지내왔는데.. 그렇게 열심이 일을 하며, 나 자신을 성장시켜왔는데
결국 제자리였나봅니다.

마지막 그 사람과의 만남 이후 다른 누군가를 만나보려 했지만 결국 내 선에서 그 만남을
다 정리했었습니다. 어느 순간 내가 비정상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와 만났던 분들은 다 저에 비하면 훨씬 좋은 사람들인데, 저는 그 분들과 만남을 전혀
지속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어딘가 항상 비어있는 그 느낌, 상대에 대한 무감각..그런 상태로는 누군가와 만난다는
생각을 전혀 할 수 없었기 때문이였습니다..

그 막연한 공허함은 그리움이였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마음을 내주었던 그 사람 때문이였나
봅니다. 행복해질 그 동생에게.. 그사람의 안부를 넌지시 묻는 제 모습이 싫어집니다.
그리고.. 아직 행복하지 못한 그 사람에 대해 안도감을 느낌과 동시에 안타까운 마음이 저를 괴롭힙니다.

그 막연한 그리움과 먹먹함은 그 사람에 대한 것이였나봅니다.

나의 무기력함과, 그를 극복하기 위해 이렇게 힘쓰고 달려왔던 것은 그 사람을
잊기 위했던 것이라는 것도. 이제 와서 다 극복했다고 생각했는데, 난 여전히 제자리였던 것도.

싫지만..이젠 알 것 같습니다.

인정하긴 싫어도.. 내가 얼마나 독한 사랑을 했고.. 지금도 진행중인지를.
얼마나 한 인간을 순수하게 좋아했는지를.

인정하기 싫었는데,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이 나에게 준 상처랑 상관없이 전 그 사람을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막연한 그리움은 너에 대한 것이였나보다.
내 마지막 순수한 마음을 너에게 주었었고, 마지막은 큰 상처였는데.
그런 너를 나는 왜 그리워 하는 걸까?

결혼하는 그 동생에게 너의 안부를 넌지시 묻는 내가 싫다.

할 수만 있다면 너에게 마지막으로 주었던 그 마음을 되돌리고 싶다.
나를 정상으로 돌리고 싶다..나도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고 행복해지고 싶다.

너로 인해 충분히 힘들었는데, 아직도 나는 너를 극복하지 못했나보다.

다시 사랑할 수 없게 될까봐..두렵다.
너를 아직도 그리워하는 나는 비정상이다.






신청곡: 김동률의 내 마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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