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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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나야) 우리에게 남은 시간들을 소중하게..
이상희
2018.04.16
조회 139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아빠.

아빠..제 나이가 어느새 마흔을 훌쩍 넘겼는데..아직도 아버지보다는 아빠라고 부르고 싶은 한없이 다정했고 따뜻했던 아빠께 차마 말로는 다 못할 말을 이렇게 편지로 적습니다.

이제 저희곁에 계실날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상황에서 그저 제가 드는 생각은 아빠의 딸로 태어나 저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라는 거예요.

남들보다 빠른 나이에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은 저는 늘 사랑과 지지를 보여주신 아빠가 계셔서 어려운 과정들을 잘 이겨나갈수 있었습니다.

예리한 판단력과 함께 넘치는 유머로 늘 아빠와 대화를 나누고 나면 기분이 좋아졌고 올바른 세계관과 사물을 보는 관점을 키워주신 아빠로 인해 저도 부끄럽지 않은 한 사람의 성숙한 어른으로 자랄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4년전 아빠의 암선고로 우리가족에게 다가온 어려운 시간들...가장 힘드셨을 아빠께서는 의연함을 잃지않고 삶에 대한 강한의지로 오히려 가족들을 안심시키셨고 투병중에도 늘 유쾌하신 아빠를 정말 존경합니다. 저도 우리 아이에게 아빠같은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제 인생의 큰 사랑이고 스승이신 아빠가 저희곁에 오래오래 계셨으면 좋겠지만 점점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얼마전 한차례의 고비가 찾아왔을때 아빠는 제 손을 붙잡고..."나는 내가 살아온 인생에 후회가 없다.너희엄마와 내 소중한 아들딸들을 만나게 되어 너무 운이좋은 사람이다"라며 너무 슬퍼하지 말라고모든 사람들이 겪는 과정이라고..편하게 받아들이자고 위로해주셨지요.

아빠가 조금 더 오래 저의 곁에 계셔주셨으면 좋겠지만...저는 믿어요. 언젠가 헤어지는 날이 오더라도 그것이 끝이 아니고 다음세상에서 꼭 다시 만날것이라구요.

최근 저는 한가지 꿈을 자주 꿉니다. 아직 겨울이 오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하는데 어린시절 눈이 내리는 날이면 아빠가 손썰매로 저를 끌어주시며 집근처 국수집에 가서 따끈한 우동한그릇을 사주시던...아빠의 손을 잡고 손썰매를 타며 보았던 아주 커보였던 아빠의 뒷모습을 보는 제 모습..

많은 추억들 중에 가장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눈오는 날 아빠와의 국수한 그릇...큰 욕심같지만 소원이있다면 이번 겨울에 눈이 오는 날 아빠와 국수집에 가고 싶어지네요.

하지만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아빠 말씀대로 편하게 받아들이도록 노력할께요.

아빠...아빠의 딸로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입니다.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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