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어머니와 마늘을 깠어요.
실은 저녁만 먹고 가려 했는데
"바쁘니?"
하시는 음성에 차마 나서지 못했습니다.
마늘을 한 바구니 가지고 오시더라고요.
금방 까겠거니 했는데 한 시간 반 동안 꼬박 깠어요.
둘이 했으니 망정이지 혼자 하셨으면 밤 12시까지 깠을 거라고 하시는 어머니 말씀에 어찌나 죄송하던지요.
늘 김장 다 해 놓으면 '잘 먹을게요.' 한 마디만 남기고 선심 쓰듯 김장통 들고 나섰던 제가 얼마나 못된 딸이었나 싶어요.
배추 씻어 건지고, 양념 버무려서 속만 넣는 게 김장이 아니라,
배추부터 생강, 새우젖까지 재료 다 장 보셔야 하고,
고춧가루부터, 마늘, 파, 갓 등 갖은 양념을 다듬고, 씻고 썰고 하셨어야 했는데요.
그 수고를 모르고 김치가 맛있네, 맵네, 저번만 못하네 하고 평가까지 했던 생각에 정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습니다.
뻐근한 목, 쥐가 나는 다리, 아려오는 손끝에 어머니의 수고가 느껴졌습니다.
아니...그 만 분의 일도 저는 모르겠지요.
이번 주말에 김장하는데요.
이번엔 금요일부터 친정에서 자면서 김장 도와드려야겠어요.
그리고 정말 김치 감사히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엄마, 고마워요.
엄마가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어머니께 드리고 싶은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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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김장
김은경
2017.11.28
조회 92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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