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씨, 오늘 오후에는 가슴을 설레게 하는 첫눈이 내렸어요.
출근길에는 바늘 끝으로 찌를 듯 날카로운 추위가 기세를 부리더니,
점심 먹고 졸릴 즈음, 고요함에 압도되어 창밖을 바라보니
커다란 눈송이가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하네요.
첫눈이 우리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이유는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아직은 감성적 낭만이 남아있는 저이기에, 올 겨울만은 첫눈의 감성을 남편과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올 겨울도 우리는 서로 각자 첫눈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사이가 되어버렸네요.
하필이면 어젯밤 둘 사이에 다툼이 좀 있었답니다.
문제의 시작은 토요일 새벽 다섯시 남편의 늦은(?) 귀가였습니다.
지인들을 만난다기에 조금 늦어지려니 했었는데, 막상 외박을 감행하는 남편의 행태, 게다가 날씨가 그렇게나 화창한 주말이었건만, 남편은 늦은 저녁까지 잠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화를 내는 저에게 남편은 멋쩍은 웃음만 지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을 사과라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 싶었던 저와 남편은 결국 실랑이 끝에 큰소리를 내고 말았습니다.
싸늘하게 식은 우리 두 사람은 아침 출근 준비에도 서로 모른 척하고 말았습니다.
불편한 맘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이렇게 첫눈이 살포시 내리니 제 기분이 더욱 싱숭생숭해지고 말았습니다.
윤희씨, 이럴 땐 어찌해야하나요?
어반자카파 <코 끝에 겨울> 부탁드립니다.
* 게시판 성격 및 운영과 무관한 내용, 비방성 욕설이 포함된 경우 및
기명 사연을 도용한 경우 , 관리자 임의로 삭제 될 수 있습니다.
* 게시판 하단, 관리자만 확인할 수 있는 [개인정보 입력란]에
이름, 연락처, 주소 게재해주세요.
* 사연과 신청곡 게시판은 많은 청취자들이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사적인 대화창 형식의 게시글을 지양합니다
첫눈앓이
장연순
2017.11.20
조회 111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