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곡-이적 (다행이다)
2008년 11월 2일 웨딩마치를 올리고 오늘 결혼기념일 9주년이 되었다.
괜스레 결혼기념일이란 생각에 쉬이 잠들지못하고 신랑과 함께한 지난날들을 돌아보게 된다.
이사람만 있으면 앞으로 어떤일이 있어도 견디고 행복하게 살거라는 기대감과 설레임에 결혼식 하루전날밤, 9년전 이시간에도 난 잠을 쉬이 못들었던 기억이 난다.
9년동안 참 많은일이 있었다. 아이를 낳고 남편과 나는, 아빠와 엄마라는역할수행에 과하게 치중된 삶을 살고 있다. 부모이기이전에 우리자신을 챙기고 돌봐야해 하는 생각하면서도 참 쉽지않다. 어떤 경우에서든 아이를 먼저 챙기게되는 부모본능을 지니고있기에...
주말이면 평일의 피곤함을 늦잠으로 푸는 남편의 고된 삶을 인정해주기는 커녕, 아이를 잘키워야한다는 책임감이라는 미명하에 이곳저곳으로 체험시키는 운전자로 남편을 내몰고있는 나였다.
아이를 재우고난후 남편과 마주앉아도 나의 주된 대화거리는 육아에 대한 것뿐이었다. 아이가 빠진 대화주제는 뭔가 허전하게 느껴진다.
어제까지 나의 일상이 이랬다.
그러나 문득 결혼기념일이 되니 아이 대신 우리남편이 내 시야에 비로소 들어온다. 아차, 우리남편...!
집에서 점점 자기자리가 없어진다고 푸념하던 사람, 아이만 챙기지말고 자기좀 봐달라던 사람, 아이얘기말고 우리얘기좀 하자던 사람,그러면서 나와 아이에게 자신의 200프로 내주고 있는 사람... 이사람이 바로 우리남편이었다.
오늘 퇴근후 남편이 들어오면 내가 먼저 달려나가 맞아주고싶다.
주말이 되면 아이들을 위한 곳이 아닌 우리남편과 단둘이 데이트하고싶다.
아이들이 모두 자고나면 아이들 얘기가 아닌 우리남편의 하루를 들어보고싶다. ~~의 엄마아빠 역할만이 아닌, 참 오랫동안 잊고있었던 우리들 자신에게 집중하고 싶다.
내년 결혼10주년은... 내인생의 동반자 내남편과 나의 이야기를 자연스레 나누는 일상을 맞이하고 싶다. 꼭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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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10주년에는 꼬옥...
손영아
2017.11.02
조회 60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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