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판 성격 및 운영과 무관한 내용, 비방성 욕설이 포함된 경우 및
기명 사연을 도용한 경우 , 관리자 임의로 삭제 될 수 있습니다.
* 게시판 하단, 관리자만 확인할 수 있는 [개인정보 입력란]에
이름, 연락처, 주소 게재해주세요.
* 사연과 신청곡 게시판은 많은 청취자들이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사적인 대화창 형식의 게시글을 지양합니다
[푸른바다] 음악이 별빛으로 물드는 시간.. #647
김대규
2017.09.19
조회 106
▧ 나희경 <춘천 가는 기차>
▧ 뱅크 <기차와 소나무>
어제는 철도의 날이었습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한국 최초의 철도는 경인선으로서 1899년 9월 18일에 제물포역에서부터 노량진역 사이의 33km 구간이 개통되었다고 하니 이미 100년도 훨씬 넘은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요즘이야 KTX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2시간 반정도면 갈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KTX가 생긴 게 2004년이라고 하니 이제 10년 남짓한 세월이 지났을 뿐입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죽 살다가 대학교를 지방으로 가게 되면서 고속버스로 오가기도 하고, 기차를 타고 오가기도 했었습니다..
고속버스를 타고 오가던 때의 추억을 별로 없는데, 기차를 타고 오가던 추억은 참 많습니다..
지금은 없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통일호나 비둘기호라고 불리던 완행열차를 타고 서울과 학교를 오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금요일 저녁에 타면 밤새도록 서해안을 따라서 쭉 달려서 새벽 6시쯤엔가 청량리역에 도착했던 열차로 기억하는데, 때로는 좌석표를 구매하지 못해 입석표를 사서는 좌석과 좌석사이의 빈틈사이에 껴서 잠을 청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냥 열차의 아무 바닥에서 주저앉아 벽에 기대어 참을 청하기도 하고..
기차 안에서 팔던 삶은 계란에 사이다로 주린 배를 채우기도 하고, 간혹 5분에서 10분 정도 정차하는 역이 있으면 거기서 잽싸게 뛰어내려 우동 한 그릇을 사먹고 다시 올라타던 기억도 있구요..
술 좋아하던 친구들은 아예 빈 구석에 자리를 깔고 앉아 밤이 새도록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수다를 떨기도 했구요..
빨라져서 편해지기는 했습니다..
족히 5시간에서 6시간 정도 걸리던 서울에서 부산까지 걸리던 시간이 절반으로 뚝 줄었으니 전국이 거의 일일생활권이 되었다고 할 수도 있으니, 여러모로 편리해지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누구 말처럼 편리한 것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열차표를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서서 이제일까 저제일까 하면서 자기차례를 기다리던 추억도, 덜컹덜컹거리는 기차를 타고 가며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던 낭만도, 기차를 탄 옆사람과 통성명도 하고, 그러다가 새로운 인연이 되기도 했던 낭만도 이제는 거의 볼 수가 없어졌으니까요..
대학에서 MT를 갈 때 기차타고 갈 때면 그 안에서 통기타를 칠 줄 아는 친구가 있으면 그가 튕기는 기타연주에 맞워서 이런저런 노래를 부르기도 햇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하면 민폐라고 하지요.. ^^;
삶이 무척이나 편리해진 요즘, 가끔은 그 시절의 낭만이 그리워질 때가 있습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