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을 보던 아이들도 창밖으로 시선을 빼앗길 정도로 비가 세차게 왔어요.
쏴~~아, 쏴~~아, 쏴~~아..
마치 파도소리처럼 빗소리가 이중 창문을 뚫고 들려 왔습니다.
이렇게 비가 올 때면 저는 잣나무숲이 떠오릅니다.
임용고사 준비할 때 일 년 간 도서관에 다녔는데요.
참 외롭고 불안한 나날들이었어요.
그때도 이렇게 비가 쏟아졌는데 무심코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내다 본 창밖에는
잣나무들이 그 비를 오롯이 다 맞고 있더라고요.
그보다 고요하고 장렬한 풍경은 없을 거에요.
쫘악, 쫘악 쏟아지는 비를 아무 저항없이 다 받아들이고 있는 잣나무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엄했습니다.
그때 다짐했어요.
저 잣나무처럼 견뎌보리라고.
아무 불만없이, 아무 걱정없이 쏟아지면 쏟아지는 대로 다 맞아보겠다고.
그리고 그 다음해에 임용고사에 합격했습니다.
지금도 소낙비가 올 때면 그날 제 앞에 섰던 잣나무들이 떠오릅니다.
오늘도 비를 견디고 있을 잣나무와 같은 어떤 분들과 듣고 싶습니다.
전영록의 '하얀 밤에'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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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이 안 보이게 내리는 비
김은경
2017.07.10
조회 103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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