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선생님 합격했어요!' 하고 문자가 왔어요.
반수를 한 아이입니다.
국어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했었는데 첫 수능에서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아서 성적에 맞춰 대학을 갔었지요.
국어교육과에 가도, 국어선생님 되기는 쉽지 않아서 차라리 잘 되었다고 위로해 주었었어요.
'그럴까요' 하고 쓸쓸히 웃던 아이가 결국 반수를 택했고,
이번에는 원하는 대학 원하는 과에 합격한 것이었습니다.
얼마나 고민했는지, 그리고 어떤 시간을 보냈을지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축하도 할 겸 저녁을 먹자고 했습니다.
180cm가 넘는 훤칠한 키에, 공부하느라 살도 좀 빠진 아이 모습은 빛나고 있었습니다.
환하게 웃으며 저만치서 뛰어오는 아이 모습에 제 맘까지 환하게 밝아졌습니다.
축하의 말들,
부모님 좋아하셨다는 이야기,
저녁이 맛있다는 이야기...
제자이지만 친구 같기도 하고, 조카 같기도 하고, 정말 즐거운 대화를 했습니다.
교사하길 정말 잘했다 싶은 시간이었어요.
교사의 보람이 이 이상이 없지요.
제자가 원하는 자리에 서고, 그 자리에서 빛나는 모습을 바라보는 건 큰 행운입니다.
이제 대학 새내기로 출발하지만 잘 해낼거라고, 잘 될거라고 덕담을 해주고 헤어졌습니다.
세상을 다 가진 기쁨을 안은 아이에게, 그리고 그 기쁨을 나눠 가질 수 있는 저에게 참 좋은 밤입니다.
유엔의 '선물'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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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합격한 제자와 함께..
김은경
2017.01.18
조회 102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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