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부부인데요, 방학을 맞아 시댁에 다녀왔어요.
어머님께서 김장김치 가져가라 하신지가 한 달도 넘었거든요.
보충수업때문에 토요일에 갔다가 일요일에 오는 것이 피곤하긴 해도
김치 담으신 분 마음에는 서운하실 것 같아 출발했습니다.
토요일 저녁, 신랑이 시골에 왔으니 불을 피우고 놀자고 하더라고요.
날은 춥고, 저녁에는 드라마 '도깨비'를 봐야해서 싫다고 했어요.
신랑은 아이처럼 조르다가 제가 꿈쩍을 안하니까 포기하고 혼자 나가더라고요.
저는 드라마에 빠져서 주인공을 뚫어져랴 쳐다보며 즐거운 상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그러다가 '신랑이 혼자 심심하겠는데...'하는 생각에 드라마 끝날 때 쯤 일어났습니다.
밖에 나가보니 신랑은 불 피우랴, 뭘 굽고 뒤집느라고 분주하더라고요.
"자기야~"하고 부르니
"어서 와" 하고 얼른 굴을 까서 입에 넣어 줍니다.
겨울이라 알이 탱글탱들하니 짜지 않고 맛있더라고요.
"음~~~맛있네."
"맛있지?"
신랑은 아이마냥 좋아하면서 자꾸자꾸 굴을 까서 제 입에 넣어 줍니다.
그때 참 미안한 맘이 들더라고요.
'도깨비는 그림의 떡, 우리 신랑이 최고구나!'
달 밝고, 든든한 신랑 있고, 맛있는 굴이 있어서 행복한 밤이었습니다.
수지 백현의 '드림'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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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보다 신랑
김은경
2017.01.12
조회 102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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