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외할머니의 교통사고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금요일 낮에 시골로 내려가는 차 안에서 기억 속 할머니를 떠올리며
늘 바쁘다는 핑계로 할머니께 소원했던 스스로가 원망스러워
이젠 정말 자주 연락드려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행히 할머니께서는 큰 수술은 받지 않으셔도 되었지만
갈비뼈와 발목을 다치셔서 거동이 매우 불편하셨습니다.
먼저 와 계시던 부모님 대신 제가 할머니와 이틀을 같이 보내게 되었어요.
옆에서 이것저것 챙겨드리고 도와드렸는데 그게 참 기뻤습니다.
할머니께서는 본인이 챙김받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 챙기는게 더 익숙한
분이셨거든요. 가까이 붙어 있으니 할머니 얼굴, 피부 등 뿐 아니라
식습관, 성격 등까지도 훤히 보였어요. 그런데 신기한것은 20년전이나 지금이나
할머니는 제 기억속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어렸을 적 기억이 매우 정확하거나 또렷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제가 20년을 거치며 변했던 것보다 할머니의 20년은 참 더디간것 같다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나의 20년과 할머니의 20년은 참 많이 달랐습니다.
더 어른이 되고 많은 일들을 겪으면 무슨 일에든 무던해지는 때가 올까요.
사고 날 때 어땠냐고, 무섭지 않았냐고, 어쩌다 그랬냐고 다그치는 제게
할머니께서는 어쩌다보니 그랬다. 시간이 지나면 좀 살만 하겠지. 이런
말을만 심드렁하니 하시더라고요. 할머니도 참...ㅎㅎ
할머니께선 이제 한동안 병원에서 시간을 보내실텐데 이번 사고가 너무 큰
영향으로 할머니 삶을 차지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얼른 쾌차하시길
기도합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는데 외할머니가 아른거려서 글 올려봅니다.ㅎㅎ
양희은의 엄마가 딸에게 신청합니다.
전...손녀딸이지만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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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20년
조현지
2016.09.11
조회 135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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