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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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를 추억하며…
전지훈
2023.09.08
조회 174

얼마전 오랜 암 투병을 하던 선배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제가 그 선배를 처음 만난 건 대학 1학년 동아리 모임에서였으니 벌써 훌쩍 30년이 넘어버렸네요. 그렇게 시작된 인연이 얼마전 선배가 오랜 투병생활 끝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이어졌습니다.

20대에는 MT도 같이 가고 토론도 하고 여행도 하며, 정말 많은 시간을 같이 보냈습니다.
그렇게 30대에 접어들고 나서는 20대 만큼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지는 못했지만 중요한 인생의 순간들마다 서로 축하해주고 위로하며 인연을 이어 갔습니다.
그러다 40대에 암이 재발한 형은 치료와 재발을 반복하다 10여년의 투병생활을 마감하고 50대 초반의 나이게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동아리에서 친하게 지내던 몇몇이 계속 모임을 가지면서 TTR (try to remember) 이라는 애칭도 붙이고 오랜 시간 단톡방에서 서로의 일상 소식을 주고 받으며 살았는데요.
이제 그 단톡방에서 읽지 않은 사람을 나타내는 1이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선배가 떠나고 많은 사람들과 언론은 독보적으로 똑똑한 사람이라고,진정한 공무원이라고,사심없이 일했던 사람이라고 안타까워 했지만,
저희에게는 그저, 오랜 기간 함께 웃고 떠들고 세월을 함께 한 선배, 어설픈 농담으로 분위기 가라 앉히는 선배, 언제나 내 맘을 편하게 터 놓을 수 있었던 그런 선배로 기억할거 같습니다.

선배가 떠난 후 저희 모임은 아직도 뭔가 헛헛하고 마음들을 다잡지 못하는 느낌입니다. 아마도 그 선배와 함께한 시간의 중량이 너무 커서 그런 듯 합니다.
어울리지 않게 로맨틱한 멜로영화와 분위기 좋은 카페를 좋아했던 선배, 영화 클래식을 보고 나와 수줍게 “한 번 더 볼래?” 하던 그 선배를 추억하며
영화 클래식의 삽입곡 신청합니다. 혹시나 이 방송을 듣는 동아리 동기, 선후배들이 있다면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진은 형이 마지막으로 투병하던 흑석동 병원 앞입니다. 지난 주 처가 행사로 지나가다 또 생각이 나서 찍게 되었어요.

자전거 탄 풍경
너에게 난 나에게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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