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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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견 마루~~
조명희
2016.03.14
조회 272
7여년전 우리와 한 가족이 된 마루(치와와)가 작년겨울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쓸쓸하게.....
우리 집 지킴이로 사랑을 받으며 재롱을 부리며 너무 행복했었는데
마루도 또한 우리가족도~
여러 번의 출산을 거치면서 새끼들은 주변에 다 분양을 해 주었는데도
서운함의 내색 없이 잘 견디어 주었는데....
외출복을 입고 나서면 절대 따라 나서는 일이 없었고,
등산복을 차림이면 졸랑졸랑 따라와 뒷산을 같이 오르곤 하였지요.
때론 마루가 안 보이나 싶어 혼자 산을 오르고 있으면,
어느 샌가 뒤를 따라 오고 있는 겁니다.
냄새를 맡고 오는 건지 암튼 용케도 집 주변에 주인이 있는 곳을
잘 알고 늘 곁을 맴돌곤 하더니~
전 개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마루가 제 맘을 바꿔 놓았네요~

요즈음 냉이를 캐면서 늘 옆에 있던 마루가 더 생각나네요.
3년 전 어느 날 밭에서 냉이를 캐고 있었는데 근처 있던 마루의 비명소리,
큰 진도견이 지나가면서 눈에 마루가 이상하게 보였는지 꽉~ 물은 겁니다.
놀라서 쫒겨 구석에서 떨며 숨어 있는 마루를 겨우 찾아내어 동물병원으로
바로 달려 갔는데, 속에 창자까지 다 상처가 나서 이중으로 꿰매는 수술을~
수술 중에 깨어나서 꽁꽁 앓는 소릴하며....
마취도 잘 되질 않아 세 번의 마취를 해가며 수술을 하였지요~
너무 상처가 깊어서 살 수 있을까 싶었는데 ~
그래도 다행히도 그 큰 고통을 겪고도 잘 이겨낸 마루였는데....
낯선 사람이 보이면 잘 짖기도 하여서, 집안에서도 바깥에 손님이
온 걸 금방 알 수 있었고, 주인이 나가면 짖는 것도 금방 멈추고....
너무나 영리하였고 말썽도 피우지 않았고 배변처리도 혼자서
깔끔하게 잘 하였는데~
지난 겨울, 말없이 하늘나라로 가 버렸네요~

떠나기 며칠 전, 그냥 기운이 없어 보이고, 양지쪽에 조용히 누워 있고,
그래도 이상한 걸 못 느꼈네요.....
제가 그동안 몸도 마음도 불편해서 집안일에 신경을 못쓰다보니
마루한테도 좀 소홀해져서.......
날마다 보던 주인이 잘 안보여 마루도 외로웠을 것입니다~
아침이면 늘 반기곤 하던 마루가 어느 날 아침 보이지 않아,
주변을 찾아보니....

그래도 남편은 말을 않고 있다가 며칠 지난 뒤에,
이젠 더 이상 우리 마루를 볼 수 없다고...
그게 무슨 말인지 못 알아 듣고, 다른 집으로 보낸 줄 알았는데~
말 못하는 짐승이 마지막을 그렇게 혼자서 아파하며,
쓸쓸히 떠난 걸 생각하니 제 가슴이 더 미어졌습니다...
그렇게 마루를 떠나보낸 후 한동안 허전했었는데~~~

얼마전 마루가 마지막으로 출산한 강아지를 갖고 간 지인이 키우기가
힘들다고, 다시 가져온 녀석이 어쩜 그렇게도 어미(마루)를 쏙 빼 닮았는지~
헌데~ 제대로 못 먹었는지 앙상한 뼈에 가죽만 ~
뭐라고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사랑도 받지 못하고 배고픔까지........
한쪽 구석에서 눈치만 보며, 한 동안 정신없이 허겁지겁 사료를 먹는
모습이 얼마나 안쓰럽던지.......
집으로 온지 며칠 만에 살이 통통~
자기 집으로 돌아온 걸 아는지, 배고픔이 해결 되서 그런지,
금새 활기를 되찾았고, 낯갈이도 하지 않고, 꼬리를 흔들고
갖은 재롱을 부리며, 생김새나 하는 짓이 전에 마루랑 완전 판박이~
하늘나라로 간 마루 대신 우리 곁으로 돌아온 또 다른 마루~
우린 어미 이름 그대로 마루라고 부르기로 했지요~

이제 제 모습으로 돌아온 마루야~
그동안 굶주림에 얼마나 힘 들었을까~
앙상하게 뼈만 남은 모습이 아직도 눈에 아른거리네~
빨리 회복해 줘서 고마워....
귀를 쫑끗 세우고 있다가 문소리만 나면 한걸음에 달려와서
머리를 쓰담 쓰담 해달라고~
재롱을 부리는 모습이 어찌나 이쁜지~
마루야~
이쁜 우리 마루야~
우리 곁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아주길 바래~


신청곡
소리새 - 그대 그리고 나
배인숙 -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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