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엄마따라 미장원에가면 참 신기했지요
연탄불에 고대기를 올려 놓았다가 머리에 감았다 펴면 살짝 꼬부라지는 고대도 멋있었고
먹다남은 뼈다귀 같은걸로 머리를 감고 파마약을 바르고 나면
꼬불 꼬불한 라면처럼 파마가 되어 나오는게 신기했지요
그래서 저도 어른이 되면 미용사가 되고 싶었고
장래 희망에 꼭 미용사라고 적어 넣곤했지요
동네 잔치가 있어 어른들은 잔치집에서 음식을 장만할때
저와 옆집 숙희는 심심해서 소꼽놀이를 하다가 고무줄 놀이를 하다가
모두 팽개치고 문득 미장원 놀이가 하고 싶어 졌지요
그래서
숙희야
우리 미장원놀이 할래
내가 미용사 할께 넌 손님해 하자
알았어 하고 숙희는 마당에 있는 의자에 앉더군요
저는 가위와 보자기를 가지고 왔고 숙희의 머리를
아주 조금 흉내만 내려고 아주 조금 자른다고 잘랐는데 글쎄 한쪽이 깡충 올라 간겁니다
중학교에 갈거라고 마지막으로 머리를 길러 본다면서 기르고 있었던 숙희는
엉엉 울면서 내 머리 어떻게 할거야 하면서 계속 울었고
알았어 양쪽 똑 같이 해줄께 하면서 다시 반대쪽을 잘랐는데
점점 올라가고 말았지요
음식을 장만하고 돌아온 숙희 엄마는
내딸 인물 못쓰게 만들어 놓았다고 난리가 난겁니다
어깨까지 길었던 머리는 미장원에가서 단발머리가 되었고
숙희는 몇날 몇일을 방안에만 있었고 미안하다고 밖에 나가서 놀자고 해도
창피하다고 나오질 않더군요
방학이라 아이들에게 놀림을 덜 받았지 그때 학교 친구들이 알았으면 많이 놀렸을 텐데
짖궂은 남자아이들에게 못난이 삼형제중에 울보 단발머리 닮았다고 했을것 같아요
그당시에 조용필의 단발머리가 빅 히트였고
학교 소집일에 학교에 가니 친구들은 벌써 부터 중학교 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조용필의 단발머리를 부르면서 숙희를 보고 놀렸지요
화장지로 장미꽃을 만들어
'그언제가 나를 위해 꽃다발을 전해주던 그소녀" 하면서
장미꽃을 전달하면서 친구들이 놀렸던 그시절
미용사가 되겠다고 첫 손님이였던 숙희의 머리를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꿈을 키웠던 그시절 울고 웃었던 추억이 생각나네요
그 당시 유행했던 노래 단발머리 들으면서 위안 삼았는데 그때 들었던 그노래
단발머리 들으면서 어디선가 잘 살고 있을 숙희에게 안부를 묻습니다
조용필 단발머리
* 게시판 성격 및 운영과 무관한 내용, 비방성 욕설이 포함된 경우 및
기명 사연을 도용한 경우 , 관리자 임의로 삭제 될 수 있습니다.
* 게시판 하단, 관리자만 확인할 수 있는 [개인정보 입력란]에
이름, 연락처, 주소 게재해주세요.
* 사연과 신청곡 게시판은 많은 청취자들이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사적인 대화창 형식의 게시글을 지양합니다
단발 머리의 추억
신정자
2015.06.16
조회 57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