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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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참 오랜만에
한유경
2004.02.03
조회 95
[짐작으로.. 늦여름 오후..6시쯤?
저는 걸어가고 있습니다.
사방은 온통 그 완연한 자태를 뽐내는 듯한 산등성이가
저를 애워싸고 있습니다.
그 밑으로는 밭인듯, 아니면 그냥 잡초 무성한 들판인듯
참 메마르게, 하지만 푸른색을 잃지 않은 빛으로 저를 바라봅니다. 그 사이로 작은 오솔길이 있어요.
한 사람의 발자국이 스쳐지나갈 작은, 아주 가느다란 흙길.
그 길을 저는 걸어가고 있습니다.
서쪽으로 기우는 그 뜨거운 해를 따라서...
하루종일 그 해를 따라갔어요. 저 혼자서요.
주위엔 아무것도 없어요. 아무것도..
한 발을 떼면 또 한 발을 내딛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길어지는 제 그림자를 끌고 가기가, 조금씩 어깨를 짓눌러오는 어둠을 떨쳐내기가 힘들었습니다.
땀은 비오듯 흐르는데, 아직 해를 따라 갈 길은 너무 먼데,
제 눈앞으로 해는 벌써 지네요. 무심히도.. 나를 내버려둔채.]

;이 상황, 이 묘사.. 눈앞으로 그려지시나요? 저는 가끔 너무 울고 싶을 때, 그냥 주저앉아 버리고 싶을 때 이 상황이 떠오릅니다. 머릿속에서요. 이 상황에 놓였던 적도, 경험했던 적도 없는데 이상하게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치밀하게 그려집니다.
음.. 꿈음에 오랜만에 들러 또 제 우울한 이야기만 늘어놓네요.
그래도 들어주실 것 같아서..^^

음.. 제가 그려놓은 저 상황에 마지막을 붙이고 싶네요.
그냥 저렇게 두면 너무.. 힘들어지잖아요. ^^

[몇시간 뒤면 다시 해가 뜹니다. 다시 제가 따라갈 수 있게 말이죠. 다시 해를 따라 한 발 한 발을 내딛으려면 너무 많은 땀을 흘릴 수밖에 없는걸 알지만 그래도 저는 밤새 기다렸습니다.
다시 해가 뜨기를.. 그래서 다시 걸을 수 있기를.
아직 걸어야 할 길이 남아 있기에.. 그것이 내가 할 일임을 알기에..]

저도 사람인지라.. 아무리 울더라도 결국은 웃어야 겠네요.
결국은 웃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

신청곡 이루마 'dream' 강아지똥 ost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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