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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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줄]
박현지
2015.05.17
조회 52

책 영화등을 통틀어
기억에 남는 문장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의 한 대사가 있습니다.

"내 인상의 반이 지나갔는데
남에게 보일거라곤 하나도 없어.
고층빌딩 유리창에 뭍어있는 지문 정도 밖에 안된다고
나는 백만톤의 꾸정물과 바다로 같이 가는 휴지에 뭍어있는 배설물 자국이야."

여기서 마지막 문장인 휴지에 뭍어있는 배설물 자국이라는 묘사는
찰스 부코스키가 쓴 문장을 인용했다고 이 영화 '사이드웨이'의 주인공인
마일즈는 설명합니다.

20대 초반
대학 전공과는 관련이 없는 꿈을 가지고 있었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10대에도 겪지 않은 때 늦은 사춘기를 보낼 즈음
영화 사이드웨이에 꿈의 끈은 놓지 않았지만 번번히 고배만 마시는
마일즈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위안이었습니다.

그의 절망을 담은 저 대사를 떠올리면
미래에 대한 무거운 마음이 이상하게 얄팍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세상의 미미하고 하찮은 것을 어떻게 저렇게 묘사했을까 생각하면
피식 웃음도 나구요.

인생은 멀리서 봤을 때 희극이라는 말처럼
가장 더러운 폐기물이 된 휴지의 비극이
문장으로 묘사되며 해학이 된 것처럼
나의 하루하루의 고단함과 걱정이
훗날 저 멀리서 조명했을 때 미소지으며 떠올릴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싶었기 때문에 저 대사과 문장이 마음에 남은 거겠죠.

걱정많던 그 시절을 열심히 보내고
지금에 와서 저 대사가 여전이 위트있다고 느껴지는 것이 참 다행입니다.
여전히 나름대로의 고충을 안고는 살지만
그래도 내가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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