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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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곡입니다
grotius
2004.01.17
조회 65
오늘 정말 눈이 많이 오고 있네요. 창 밖의 풍경이 너무 아름답습니다.문득 고등학교 2학년때 겨울이 생각나네요. 그날도 오늘처럼 토요일이었고 아침부터 눈이 많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1교시가 영어시간이었는데 눈이 오는 풍경에 심취한 우리반 아이들은 그만 수업시간이라는 사실도 잊은채 교실밖을 뛰쳐 나가 눈 오는 날 신나하는 강아지 마냥 막 뛰고 난리였습니다. 교실안에는 심드렁했던 저 혼자만이 남아 영어선생님을 맞이하고 있었답니다. 부임하신지 얼마 안되는 선생님이셨는데 .. 지금 생각해보니 철 없었던 저희들 때문에 많이 당황해 하셨을 것 같아요.
어제 방송을 듣다 보니 우울해 하시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제 얘기 한 번 들어 보시지 않으시렵니까?
수 개월전 저희 집에 코카(정확히는 아메리칸 코카 스패니얼) 한 마리가 들어 왔는데요. 동생 친구가 준 "넘"이었지요. 전 코카가 들어온다는 동생의 말에 하얀 색 바탕위에 점박이를 하고 있는 예쁜 코카를 상상하고 있었답니다. 그러나 저희 집에 도착한 코카는 갈색 털을 하고 있는 조금은 커버린(약 5개월 된)코카였습니다. 그러나 꽤 예쁜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의 코카는 아직 저희 집에 적응이 안 되었는지 제 눈치를 살피며 조용하게 있었습니다. 그러나 머지않아 그 '넘'은 제 본색을 드러내고야 말았습니다. 음식을 향한 불타는 집착은 상상을 초월했으며 한 번 마음먹으면 무섭게 졸라대기 시작했고 제 지시는 철저히 무시되었습니다. 이 "넘"에 대해 모르는게 많다고 여긴 저는 코카에 관한 웹사이트를 살펴보다 이런 글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글속의 사나이도 코카때문에 엄청난 시련을 맞이하게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도 무지막지하게 빠지는 코카의 털 덕분에 검은 색 옷을 입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죠. 집안은 엉망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그 사나이는 결국 원래 코카를 사왔던 그 곳으로 코카를 데려다 주고야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 날부터 코카의 얼굴이 어른거리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왠지 모를 약한 마음이 그의 가슴속을 비집고 들어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마침내 그는 어제 맡겨 놓았던 코카를 다시 찾아 오고야 말았답니다. 지금은 코카 "2마리"와 행복하게 살고 있다네요(그 후로 1마리의 코카를 더 구입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그 사나이는 제 자신에게 이렇게 되뇌였다고 합니다. " 나는 사이코다" 저는 크게 한번 웃고 그 사나이의 글을 위안삼아 지금도 제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답니다.
^^; 재미있으시라고 드린 말씀인데 괜히 분위기만 다운시킨건가요? 하루종일 지내다 보면 웃을 일이 별루 없는 것 같아요. 뉴스나 신문기사도 우울한 것 투성이고.. 제게도 우울한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 소중한 건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제 자신도 시간이 흐르면서 자꾸 낡아가고 제 주변의 사람이나 물건들도 변화하고 있고 어느 것도 영원한 것은 없으니까요 그래서 꿈음 가족들께 이런 말씀 드리고 싶어요. 웃을 일이 있어야만 웃지 마시고 지금 자신의 얼굴을 한번 들여다보고는 미소지으세요. 그리고 자기자신이 소중한 존재임을 한번 더 가슴 속에 각인시키세요 그러면 한결 기분이 나아지실거예요. 전 어떤 때에는 나란 인간이란 존재가 참 비참할 때가 있어요 막 슬퍼하다가도 배가 고파오면 밥을 먹어야하니 말이죠. 하지만 슬퍼만 하기에는 너무 짧은 인생이겠죠? 100년을 산다 해도 36500일에 불과하니까요 .. 이건 여담이었어요^^

신청곡은요 김광민씨 2집에 나오는 'CUMULUS 뭉게구름'이란 곡 듣고 싶네요. 참 제 이름은 그로티우스로 읽어 주시겠어요?
"그롸티우스"라는 조규찬씨의 수려한 발음 인상 깊었어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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