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3개월만에 우리에게 찾아온 아이,
시부모님은 임신 소식에 눈물을 흘리시며 좋아하셨어요.
아이를 낳고 그 기쁨도 잠시,
어머님이 말기암을 판정을 받으셨어요
아이의 백일을 3일 앞두고 18시간의 수술을 받으셨죠.
하지만 경과는 좋지 않았고,
병원에서도 댁에서 지내시다가 힘들어지시면 병원으로 오라는 판정을 받았죠.
주말마다 시댁에 갔는데 어느날은 커다락 박스가 있었어요
바로 홈쇼핑에서 유행하던 냉동고 정리용기,
아프신 어머님이 쉬지 않으시고 이렇게 집안일을 못마땅했던 저는
"누워서 계시지 왜 이렇게 일을 꺼내 하셨어요"
하고 퉁명스럽게 말을 꺼냈어요.
"내가 누워있어서 뭐하냐, 이런거라도 해야지"
하며 웃으며 대답하셨지요.
그렇게 3개월 후 어머니를 떠나 보내드리고,
장례를 치르고 우리 가족은 시댁에 돌아왔습니다.
산 사람은 입에 뭐라도 넣어야 했기에
전 냉장고를 열었죠
그때 깨달았어요.
어머님은 외며느리로 혼자 남을 저를 위해 냉장고를 정리하셨다는것을요.
본인의 냉장고를 정리하고 떠나셨다는 것을요.
콩가루, 묵가루, 대추, 은행, 멸치 등등이 정리되어 쌓아져있는 모습을 보고 전 다시 울 수 밖에 없었어요.
그 후로 2년이 다되어가는데도
냉장고를 열 때마다 그때가 떠올라
마음이 찡해집니다.
비가 오니 어머님이 보고 싶어 이렇게 회원가입까지 해서 글을 남기네요.
신청곡은 god의 어머님께 틀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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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냉장고
이연섭
2015.04.20
조회 50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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