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기다림의 연속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린 아이일 때는 뻘리 어른이 되기를 기다리고, 초등학교 다닐 때는 중학교 들어갈 때를 기다리고, 중학생 때는 고등학생 때를, 고등학생 때는 대학생이 되기를 기다리고, 대학생이 되면 빨리 취업이 되기를 기다리고, 첫월급 받는 날을 기다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날을 기다리고..
월요일에는 주말이 되기를 기다리고, 출근하면 점심시간을 기다리고, 점심시간이 지나면 퇴근시간을 기다리고, 연초에는 휴가때를 기다리고, 휴가가 끝이 나면 연말을 기다리게 되고, 연말이 되면 새로운 한 해를 기다리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정성스레 편지를 쓰고 나서 그 편지를 보내고 난 뒤에는 답장이 언제쯤 올까 하고 기다리기도 했구요..
물론 그 기다림에는 끝이란 없을지도 모릅니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어떤 한가지를 만나게 되면 그 다음에 또 다른 그 무언가를 기다리게 되니까요..
예전에 휴대폰이란 것이 없던 시절, 호출기 일명 삐삐라고 하는 것이 살짝 유행하기 시작하던 때에 저는 그런 것도 쓸 줄 몰라서 안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 이제 막 호감을 갖고 만나고 있던 사람과 12월의 어느 날 월미도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만나기로 한 시간보다 두어시간 일찍 나가서부터 그 사람을 기다렸던 적이 있었습니다..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하염없이 기다리고 기다려도 만나기로 했던 사람은 나오지 않고, 혹시라도 길이 엇갈리거나 자리를 옮겨있으면 날 찾지 못할까봐 그 차가운 겨울 바다바람을 맞으며 거의 10시간을 넘게 기다리다 집으로 돌아왔던 적이 있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그 사람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그날 하필 급한 일이 생겨서 약속에 나오지 못하게 됐는데 나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어서 하루종일 걱정했다고 하더군요..
저는 괜찮다고 하긴 했지만, 그날의 후유증으로 지독한 감기몸살에 걸려 2,3일을 심하게 앓았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바로 삐삐를 샀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이야 휴대폰이 있어서 만나기로 한 사람이 어디쯤 오고 있는지 바로바로 확인이 되니까 밖에서 벌벌 떨면서 기다릴 필요는 없어졌으니 편하기는 해졌습니다..
하지만, 그때처럼 기다리는 시간이 없어지고, 그런 불편이 없어진 것은 편해진 것 같기는 한데,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이제나 오려나 저제나 오려나 하면서 가슴 설레어하던 시간이 사라진 건 어딘가 허전하기는 합니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어진 종로의 어느 대형서점 앞은 유명한 만남의 장소 중 한군데였습니다..
일찍 도착하면 그 곳에서 기다리다가 만나기로 한 사람이 오면 활짝 웃으면서 한사람 한사람씩 그 자리를 떠나가던 풍경도 이제는 더 이상 볼 수가 없게 된 것도 괜히 허전해지는 듯한 드낌입니다..
어떤 무언가를 혹은 그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거, 어떻게 보면 참 매력적인 일은 아닐까 싶습니다..
신청곡입니다..
더더 <내게 다시>
하동균 <기다림>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마무리하세요~~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