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 게시판 성격 및 운영과 무관한 내용, 비방성 욕설이 포함된 경우 및
  기명 사연을 도용한 경우 , 관리자 임의로 삭제 될 수 있습니다.
* 게시판 하단, 관리자만 확인할 수 있는 [개인정보 입력란]
   이름, 연락처, 주소 게재해주세요.
* 사연과 신청곡 게시판은 많은 청취자들이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사적인 대화창 형식의 게시글을 지양합니다

순수하고 소박한 따뜻함 - 할부지, 할머니 ..감사합니다.
정혜경
2003.12.12
조회 73
오늘 오후 모처럼 외근지에서 일이 일찍 정리되어, 내친김에 오구라는 영화를 다시 봤어요.
처음에 봤을 땐,일요일였는데, 그 상영관에서 저 혼자 보는 뜻하지 않은 행복을 누렸었거든요. 좌석이 100석도 안되는 작은 상영관이어서, 좌석도 표를 파는 언니가 손수 적어서 주는 아주 인간적인 극장이죠. 그래서인지 가면 맘이 참 편안하고 따뜻해지죠.
저 한 사람을 위하여 영사기가 돌아가고 영화의 모든 것이 저 한 사람에게만 전달되는 것 같아, 그땐 정말 큰 선물 받은 것같은 벅참이 있었거든요.

근데 오늘은 똑같은 40인의 단체 관람하시는 할부지와 할머니들과 함께 그 영화를 봤어요. ( 아마, 평일에는 할부지, 할머니들에겐 공짜로 이 영화를 상영하나봐여. )
근데, 그 느낌이 또 너무 새로운 거 있죠. 분명 똑 같은 내용의 영화인데 그때 본 영화와 오늘 본 영화가 다른 느낌이 드는 거 있죠.

감정에 너무 솔직하신 할머니들 연신 감탄사와 웃음을 지으시다가도 또 어느새 눈물 흠치시는 모습들을 보니까, 저도 모르게 어딘가 숙연해 지더라구요. 영화의 내용과 그 분들의 삶의 모습이 그렇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막연한 짐작과 함께요.

이제 겨우 20 대 중반을 쪼끔 넘은 나이에, 세상의 모든 고민과 괴로움을 다 안다는 듯, 잘란척 해왔던 제 모습도 돌아보게 되구요.
영화 끝나고 나오는데. 언젠가 조규찬씨가 말씀하셨던 "황토방에 들어갔다 나온 느낌" 이 이런거였나 싶더군요.

오늘 많은 걸 느끼고, 다시, 제 자신을 추스릴 수 있도록 힘을 주신 오늘 뵙던 할머니, 할부지 감사합니다.

신청곡 - ONE LAST CRY - 4번째 신청 들어갑니다. ^^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