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찬기운이 느껴지는 이맘때쯤 생각나는 할아버지가 계십니다.
2년전 겨울,
여느날 처럼 폐종이를 모아서 박스채 밖에 내려 놓았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다가오시더니 버리는거면 가져가겠다고 하셔서
그렇게 하시라며 손수레에 실어 드렸어요.
초라한 행색에 등이 약간 굽었고,
검고 깡마른 얼굴에 주름이 많아,
겉으로 봐선 여든 가까이 되어 보이는 할아버지.
손수레를 끌고 어디론가 가는 뒷모습이
삶에 지쳐보여 많이 안스러웠습니다.
그게 인연이 되어서 매 격주마다 버린다고 알려드리면서,
손수레가 지나가는 때를 기다려 종이박스를 내다놓곤 했었죠.
항상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스스로도 힘들지만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곤 했는데,
최근 몇달동안은 보이지 않으셔서 많이 걱정이 되네요.
오늘도 할아버지께서 혹시 오시지 않을까 기다리다가
결국 그냥 밖에 두고 왔습니다.
그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신청합니다.
Buena Vista Social Club O.S.T중에서,
베인테 아뇨스(20년) - 오마라 포르투온도/콤파이 세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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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곡]Veinte Anos - Omara Portuondo/Compay Segundo
이은지
2003.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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