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4학년 때 교생실습을 중학교로 갔었습니다.
각 대학에서 교생실습 온 예비선생님 8명이 한 달여 간 서로에게 의지하며 지냈습니다.
학생들 이름 외우랴, 수업 준비하랴 정신 없는 중에도 서로 챙겨주며 점점 정이 들어갈 즈음,
서서히 마음 속에 들어온 사람이 있었습니다.
단발 머리, 호리한 몸, 낮고 부드러운 음성...
그는 성악을 전공한 음악선생님이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인기도 많았지만, 예의도 발라서 선생님들께도 사랑받는 사람이었어요.
성격도 쾌활해서 그의 제의로 교생들 모두 저녁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술잔이 돌고, 어색함은 사라지고 서로를 편하게 부를 즈음, 국어선생님이 그에게 호감을 표시했습니다.
취중에 진실을 먼저 꺼내 보인 그녀를 원망하면서 저는 침묵할 수밖에 없었어요.
술자리가 끝나고 노래방에 가서 그가 부른 노래.
바로 태이의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 였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어깨를 두르고 그의 노래를 함께 즐겼지만 저는 점점 더 외로웠습니다.
벌써 10여년 전의 일이 되었네요.
눈이 선하고, 웃을 때 치아가 가지런했던 그 사람이 교사가 되었는지는 모르겠네요.
저는 교사가 되어 교사남편을 만났습니다.
그래도 이즈음...교생실습을 나갔던 봄날이 오면 그 음악선생님이 궁금하고, 그가 불렀던 노래가 듣고 싶어집니다.
어디서든 사랑받고 행복하리라 믿으며
그 노래...
태이의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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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생 실습 때 만났던 예비음악선생님...
김은경
2015.04.02
조회 48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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