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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문자를 보낼 적엔
홍경석
2014.12.13
조회 68
한 달에 열흘은 야근을 한다. 그런데 야근을 하자면 개인적으로 다섯 가지를 챙긴다. 우선 집에서 나갈 때 늦은 저녁에 먹을 밥과 김치를 가방에 넣는다. 다음으론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에 이어 잠을 쫓아야 하기에 봉지커피도 필수다.
이윽고 회사에 도착하여 동료경비원과 업무교대를 한 다음엔 라디오를 켠다.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엔 별도의 소형 라디오를 준비했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 방송국마다 라디오 전용 앱을 만들어 공짜로 ‘깔아주는’ 때문이다.
라디오를 들으면서 문자로 참여도 하고 더불어 책을 읽는데 야근을 마치는 새벽 즈음이면 책 한 권을 얼추 독파(讀破)할 수 있다. 이러한 독서의 습관은 비단 야근에 국한되지 않는다. 오늘처럼 토요일인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었으니까.
오늘 아침부터 읽기 시작하여 퇴근 한 시간 전에 독서를 마친 책은 <현직 PD 42인이 전하는 PD매뉴얼 - 피디란 무엇인가> (저자 이정식 외 41명 공저 / 한국PD연합회 엮음 /김영사ON 발간)라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TV보다는 라디오를 선호하는 터여서 라디오만을 부각(?)시키기로 하겠다.
대부분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인적 자원으로는 PD, 작가, DJ, 게스트, 청취자, 그리고 매니저이다. 라디오는 TV에 비해 스태프가 소규모이기도 하고 거의 매일 프로그램이 진행되므로 프로그램의 구성원 모두가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소통하게 되어 있다.
그러하기에 흡사 가족과도 같은 끈끈한 우애와 의리까지가 생성되겠지 싶었다. 또한 라디오는 PD의 방송기획 수순인 MC의 섭외에서부터 시작하여 편성 전략의 차별화, 다소 파격적 구성 외에도 중요한 조화의 게스트 구성과 그날그날의 포인트 설정 등 그야말로 하는 일이 부지기수란 사실을 이 책을 통하여 비로소 알 수 있었다.
그러니까 PD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그야말로 야전군 사령관인 셈이다. 이 책은 한국PD연합회가 PD 지망생들을 위해 엮은 최신 매뉴얼 북이다. 참고로 한국PD연합회는 자유언론과 방송문화의 발전을 위해 지난 1987년 창립된 대한민국 방송 PD들의 최대 단체이다.
현재 전국 지상파 48개사의 PD 및 독립 PD 약 3천 명이 속해 있으며 방송 콘텐츠를 제작하는 PD 대부분이 가입되어 있다. 방송인으로서 국민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 실현, 풍요로운 대중문화 창달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청취자가 라디오를 들으면서의 기쁨은 뭐니뭐니 해도 자신이 보낸 문자를 DJ가 소개해 주는 때일 게다. 그래서 말인데 어떤 때는 정말이지 야속하다 싶을 정도로 문자소개에 인색한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럼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 가서 눈 흘긴다’고 애꿎게 진행자 내지 작가를 향하여 ‘분노’하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일독하고 보니 앞으론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교훈이 오롯이 고개를 들었다.
대신 앞으로 라디오 프로그램에 문자를 보낼 적엔 PD님의 입맛에 최대한 맞는 아이템을 골라서 하는 걸로(^^). 어쨌거나 앞으로도 불변일 것은 역시나 라디오 대본의 완성은 청취자라는 사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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