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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기쁨도 헤어짐의 슬픔도 간직한 10월
이주희
2014.10.28
조회 79
형이 하는 것이라면 무조건 좋았던 한 꼬마의 머리맡엔 오늘도
형이 틀어놓은 늘어진 테이프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마치 자장가처럼 듣던 노래들이 있었지요.
1997년 수능을 두 달여 앞둔 어느날.
"수능을 앞둔 수험생 여러분 여러분과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서 미안해요.
그래도 내가 끝까지 응원할게요."
라며 음악도시의 마지막 멘트를 하던 신해철 님의 목멘 목소리에
다음날 아침 친구들과 호들갑을 떨며 아쉬워 하던 소녀.
그들 둘이 만나 10월에 결혼을 합니다.
이듬해 10월엔 그 둘의 결실인 아가의 백일이 있지요.
그렇게 행복한 10월인데,
남편의 소년기부터 저의 수험생 시절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계속
젊음과 번뇌를 함께 하던 분을 떠나보내는
10월이 되었네요.
항상 모든 일엔 절대적인 기쁨도 절대적인 슬픔도 없나봅니다.
만남의 기쁨도 헤어짐의 슬픔도 긴 시간을 스쳐가는 순간인 것을
영원히 함께 할 내일을 생각하며 안타까운 기다림도 기쁨이 되어...
'삶은 죽음의 대극으로서가 아니라 그 일부로서 존재하고 있다'라는
하루키의 말이 떠오릅니다.
그는 예감했을 테지요.
긴 인생에 있어서 만남의 기쁨도 헤어짐의 슬픔도
모두 찰나의 순간이라는 것을요.
그래서 그의 죽음으로 자신의 삶을 마무리를 한 것이 아니라
죽음마저 그 삶의 일부라고 우리를 위로하는 것이겠이죠.
영원히 함께 할 내일은
길지 않은 삶의 같은 세기에 살아간 것으로
그 추억을 회상하며 영원히 함께 하고싶은
그의 소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안타까운 기다림도 기쁨이 된다는 그의 말로
우리는 다시 힘차게 내일을 살아야 겠습니다.
신청곡: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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