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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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아들 자랑~^^
이은주
2014.10.01
조회 114


오늘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이 문득 상장을 하나 가져 왔어요.
어느 자선단체에서 개최하는 '희망편지쓰기대회'에서 우수상을 받게 된 거예요.
순간 얼마나 부끄러웠던지...
제가 부끄러운 이유는 지난 봄으로 거슬러 올라가네요.

학원을 다녀 온 아들에게 늘 학교 숙제와 공부는 시간을 다투는 일과였지요.
저는 아들에게 "얼른 해...빨리..."라는 말을 끊임없이 해대며 그 다음 하게 할 일들을 생각하곤 했어요.
그 날도 숙제를 하기 위해 저와 마주앉은 아들은
"엄마, 저 오늘은 편지 쓸래요"
“무슨 편지? "
“아프리카에 사는 친구한테 희망을 주는 편지요! ”
저는 대뜸... “안 쓰면 안돼? ”
숙제도 많고 문제집도 두 장은 풀어야했기 때문이지요.
“엄마, 그럼 숙제 다 하고 밤새서라도 편지 쓸래요!”
일단 아들의 의지는 강해 보였지만 할 것들을 다하고 시간이 늦으면 대충 포기할 것이라 생각한 저는 그러라고 허락을 했어요.
숙제와 공부까지 마친 아들은 10시가 넘어 가는 시간에 편지지를 꺼내 들었어요.
저는 그냥 자라고, 다른 아이들도 안 해 올 거 뻔하다고... 아들을 구슬려 보았지만 아이는 단호하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어요.
내용인즉....어려운 상황에서도 꿈을 가지라고, 자기의 꿈은 비행기 조종사인데 아프리카 친구의 꿈이 비행기 만드는 것이라니 나중에 네가 만든 비행기를 내가 조종해 보겠다고....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편지지를 금새 가득 채우더군요.
그러면서 대상을 받으면 아프리카에 가서 정말 이 친구를 만날 수 있다며 꼭 대상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정말로 대상은 아프리카 봉사단으로 보내 주더라고요.
다음날,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엄마, 우리 반에서 편지를 낸 아이가 나 하나야~”
아이는 머나먼 아프리카에 있는 친구에게 편지를 건넬 기회를 놓친 학급 친구들이 참 안타깝다는 표정이었지만 저는 ‘거봐~ 다들 안해왔지...’ 그런 맘이었어요.

편지는 까마득히 잊고 몇 달이 지난 오늘...아이는 수많은 전국의 아이들이 응모한 중에서 우수상을 받아왔네요. 대상이 못내 아쉬웠던지...
“어차피 지금 아프리카에 전염병이 돈다고 해서 가기는 좀 무서웠었어. 그래도 내 편지는 친구가 받았겠지?"
하며 씨익 웃네요.

부끄러운 엄마에게 요런 사랑이 가득한 아들이 있음에 참 감사한 하루입니다.

멋진 김정우~ 넌 정말 근사한 어른이 될거야!
지금은 비록 수업시간에 떠들어서 벌을 서곤 하지만...^^
세상에 너같이 따뜻한 사람이 참 많았음 좋겠다.
고마워 아들....엄마의 마음을 열어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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