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터키의 작은 마을, 사프란볼루라는 곳 어느 언덕에 앉아있습니다. 옆에는 조그마한 박물관과 시계탑이 오랫동안 한 곳을 지키고 있는 예쁜 언덕입니다. 종종 해외에서 신청하는 사연들을 때마다 부러웠는데, 저도 드디어 멀리서 사연을 쓰게 되네요.
이스탄불에 도착하자마자 모든 짐을 잃어버렸습니다. 남은 거라고는 몇가지 전자기계와 물통 뿐. 수화물이 중간에 분실 되서 도착하지 않은 겁니다. 처음에는 어떡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마음도 조마조마 불안하기만 했는데. 그래도 기왕 온 여행인데...... 하는 마음으로 우선 공항 밖으로 나왔어요.
시장에 가서 옷도 좀 사고 가방도 사고, 면도기와 세면도구도 사고. 현지에서 급하게 산 덕분에 온통 터키 지명이 적힌 것들뿐이네요.
그래도 역시 여행이라 그런지 이 모든 게 즐거워졌습니다. 마치 낯선 곳에 이사라도 온 것 같기도 하고요.
중간중간에 도와 준 터키 사람들 한국 분들. 그리고 마음이 약해져 있는 나를 보며 애교를 부려준 고양이들. 모든 게 고맙습니다. 어떤 것도 잊지 못할 여행이 될 것 같아요.
추석이라 한국은 북적북적 기분 좋은 소리가 가득 차있겠네요. 비록 저는 터키에서 게으름에 겨운 한가위를 보내겠지만, 한국에 계신 모든 분들 기분 좋은 명절 맞이 하시길 바랄게요. 제가 앉아 있는 곳에 부는 시원한 바람을 글로 나마 선물드립니다.
짐 잃고 나서 신치림의 퇴근길이라는 노래를 자주 듣고 있는데 위로가 많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한 곡 부탁드릴게요.
즐거운 한가위 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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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 사프란볼루라는 작은 마을에 있습니다.
정상현
2014.09.06
조회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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