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를 타고 대구로 내려오는길에 인터넷 기사를 보았습니다. 오늘밤부터 내일 새벽까지 슈퍼문을 볼 수 있다는 기사였습니다. 지구와 달이 가장 가까워져 달이 매우 크게보이고, 평소보다 세배나 밝다는군요. 그래서 달을 볼까 잠시 고민했지만, 내일 아침에 출근해야된다는 생각에 그 고민을 바로 접었습니다.
초등학생때였습니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과학잡지랑 각종 뉴스를 통해서 유성이 몇백년만에 가장 많이 관측될거라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특히, 전세계 중에서도 한반도에서 가장 잘 보일거라는 학자들의 예측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누나에게 떼쓰고 졸라서 밤에 유성을 보러가기로 했습니다. 밤11시부터 공원가는길 중간에 돗자리를 깔고누워서 밤새 떨어지는 유성을 보았습니다. 떨어지는 유성을 하나하나 세며 보니 흥분됐고 또 신났습니다. 비록 학자들의 예측이 빗나가 예상보다 많은 유성을 보지는 못했지만, 새벽 네시까지 누워서 하늘을 쳐다보면서 과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되새겼습니다.
이렇게 옛 추억을 떠올리다보니, 나도 어릴때는 참 순수하고 꿈이 많은 녀석이었다는걸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서른이 된 나는 순수함을 잃은채 현실에 닳고 닳은 모습만 가진채 살고 있네요. 나이가 들수록 포기하는게 많아지고 내 눈앞에 닥친일을 해결하는데 급급하다보니 진짜 내가 좋아하는게 무엇인지 잊어버렸나봅니다. 어릴적 꿈꾸었던 과학자와는 전혀다른 일을 하고있지만, 순수했던 내 모습을 다시 생각하고 또 내 꿈을 생각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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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했던 그때로
이준범
2014.08.10
조회 59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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