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엄마가 다녀가셨습니다.
돈 없다고 항상 쩔쩔 매시면서도 손자들 위해 케이크며 이것 저것 사들고 오셨습니다.
그리고 그 누구의 생일도 아닌데 저희는 또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습니다.
초도 여러 번 껐다 켰다 했습니다.
엄마는 제가 셋째를 낳았을 때 그리 기뻐하시지만은 않으셨습니다.
딸이 고생하는게 싫으셨던 엄마는 맘에도 없는 소리를 많이 하셨습니다.
그 맘 다 알면서도 저는 엄마에게 못되게 굴고 말았지요.
그냥 담아두면 될 말들을 산후우울증의 표적으로 엄마를 구실로 삼아 마구 쏟아내서 엄마의 맘을 많이 상하게 했습니다.
그 때 엄마에게도 갱년기가 찾아온 것 같습니다.
평소에 좋아하시는 많은 것들에 대해 흥미를 잃으시고 자꾸 울고 화내고 그러셨거든요.
그때는 갱년기라는 것도 몰라 그저 또 야속해서 계속 퍼붓기만 했습니다.
지나고보니 저는 나름대로 힘든 시기에 출산까지해서 우울증이 왔었고 엄마에게도 갱년기가 왔었기에 정말 너무나도 힘든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엄마와 저.........오랜만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물론 엄마는 시작부터 끝까지 걱정 또 걱정 뿐이셨고 저는 말을 하다보니 또 잔소리만 늘어놓게 되더군요.
나이가 들다보니 이제는 딸인 제가 엄마에게 잔소리를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듣기 싫었던 잔소리를 엄마에게 말입니다.
잘 살지도 못하고,
우리도 넉넉히 살지도 못해 잘해 드리지 못하고,
매일 죽는 소리만 하며 속만 썩혀드리고,
뭐가 그리 잘났다고 매일 간섭이나 하고,
아쉬울 때만 잘하는 척 하는....... 저.
제 자신이 정말 밉네요.
아직 너무 젊고 예쁜 우리 엄마.
정말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많이 웃는 모습 보고 싶네요.
그리고 한동안 못했던 말이 있습니다.
엄마 사랑해요.
신청곡 : 그 여자 - 백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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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랑해요
허민자
2014.07.10
조회 101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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