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를 써가며 꼬박꼬박
오늘의 날짜를 챙겨 적었던 초등학교 시절
밀린 방학숙제를 개학 전날 몰아쳐 할 수 있다고 해도
일기장의 날씨만큼은 그날그날 써놓아야만 할 만큼 중요한 일이었다.
비오늘 날이면 우산과 땡땡이 빗물을 그리기도 하고,
맑은 날이면 햇볕 쨍쨍 태양을 네모난 칸에 그려 넣기도 했다.
흐린 날에는 몽실몽실 구름 한 점도 등장 시키고,
눈이오는 날은 숯 검댕이 눈사람을 내세웠다.
" 오늘은 눈이 많이 내렸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보고
우리 해피가 꼬리를 치며 좋아했다. "
" 하늘이 파랗게 맑아서 기분이 좋았다.
엄마도 오늘 기분이 좋으신가 보다. "
" 학교가 끝나고 엄마랑 슈퍼마켓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다. "
" 오늘은 비가 왔다.
그런데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우산을 잃어버렸다.
너무 슬퍼서 엄청 울었다. "
하루의 일과는 이렇게 날씨 이야기로 시작된 때가 참 많았다.
어른이 된 후, 내 일기장에는 날씨가 사라져 버렸다.
어른의 삶에는 날씨 따위 중요하지 않다는 듯
예고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어른이 된다는건,
단순한 것에 맞추어 살아가는 방법을 잊어버리고,
너무 복잡하게 살아가게 되는건 아닌지.
21살 청년 올림 god - 미운오리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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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을 보니 ..... 갑자기 ....ㅠㅠ
김용호
2014.05.12
조회 160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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