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도서관을 드나들며 공부하던 시절,
늘 같은 자리에 앉아서 책을 읽던
노신사 한 분을 보았다.
그 분은, 도서관을 오면서도
늘 빳빳한 양복을 갖춰입고 오셨다.
어떠한 책을 읽더라도
메모지에 빽빽하게 필기를 하셨다.
읽고 계신 책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었다.
고전소설과 같은 문학,
심리학, 철학, 과학 등 다양한
책을 읽으시면서 공부하시는 것 같았다.
그리고 공부하는 틈틈히,
책상 위를 깔끔하게
정리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처음에는 신기해서 쳐다 보았지만,
어느 순간 나는 그 분을
응원하고 싶어졌다.
'몸부림'치는 모습이 나와 비슷 한 것 같아서.
나는 미래를 위하여
'몸부림'치고 있는 것일 테고
그 분은 스스로의 품위를 위하여
'몸부림' 치고 계신 건 아닐까.
나이는 먹어가지만,
정신만은 노화시키고 싶지 않아서.
스스로 나이먹은 뒷방 늙은이
신세로 여기고 싶지는 않아서.
그러고보면, '도서관'은 '몸부림'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나이도 다르고, 상황도 다르지만,
지금의 현실에 안주할 수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무언가를 하는 곳이다.
그래서 오고가는 대화가 없을지라도,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응원한다.
'같은 공간'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동지가 되어줄 수
있는 순간들이 있다.
그래서 가끔은,
외로우면서도 외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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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발견>
염국화
2014.04.21
조회 103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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