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도 추첨을해서 들어가는 시대에 제 아들이 추첨에 떨어졌어요.
어쩔 수 없이 다른 사설 교육기관에 입학을 시켰고 1년, 그리고 2년째를 맞이했습니다.
아침이면 네 살 작은 딸 아이와 저는 여섯 살 큰아이의 등원 차가 올때까지 아파트 앞에서 기다리는 일을 반복합니다.
늘 작은 아이는 "오빠, 잘 갔다와~"하며 안고, 뽀뽀까지 해주고, 오후에 오빠가
하원 차에서 내리면 "오빠~~~"하고 동네가 떠나가라 소리지르며 달려갑니다.
하루 중 오빠가 없는 반나절의 시간을 일년 넘게 보내면서도 혼자서 심심하다는 투정을 한번도 한적 없이 잘 놀던 딸아이가 어느날 "오빤 친구가 많아서 좋겠다. 나는아직 어려서 친구가 없는데"라며 혼잣말을 하는 것입니다.
순간 가슴이 찡해오는게 처음으로 이런말을 하는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기도하고 안스러워 보이더라구요.
육아에 전념하겠다고 직장까지 그만 두며 아이들과 함께 했는데 엄마품에서
놀게 하는게 좋다는 저만의 이기적인 생각이었는지, 아니면 아이가 이제 컸다는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오빠와 같은 곳에 입학을 시켜 주었고 4월 부터 큰아이와 작은아이가 함께 등원을 하게 됐습니다.
새 운동화도 사주고 새 칫솔과 치약 등. 물품을 준비하는데 외할머니께서
놀러 오셨습니다.
딸 아이가 외할머니께 새 신발을 자랑 하더라구요.
"할머니, 나 신발 샀다~ 핑크색이야~"
"우와~ 예쁘다... 좋겠네~"
"응, 너무 마음에 들어!, 할머니도 신고 싶어?"
"아니, 괜찮아..^^"
"할머니, 새신발 나만 사서 미안해. 내가 아끼는건데 할머니 한번
신어보게 해줄께~"
하는 것입니다.
4살이라 아직 아기라고만 생각했는데 할머니에게 자기만 신발을 사서
미안하다는 말을 그 후에 또 하더라구요.
아이 마음에 정말 미안함이 있었나봅니다.
딸이지만 오빠 옷을 물려 입히고 오빠가 신던 신발을 신기며 키웠는데
이제 예쁜 옷과 신발을 좀 사주어야 겠어요.
딸아이 말이 귓가에 맴도는데 자꾸 마음 한켠이 찡해지네요.
세상 인정은 많이 각박해졌다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인정은 어쩜 이리도
변함없이 깊은지요...
너무나 너무나 소중하고 사랑스런 아이들이 제겐 보약이고 힘이고 사랑입니다.
이 아이들을 위해서, 이 아이들이게 본이 되는 인생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하게 됩니다.
윤종신의 <오 마이 베이비-O My Baby>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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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같은 딸의 말...
김정은
2014.04.03
조회 95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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