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엄마와 공원 벚꽃 나들일 다녀왔다. 친구야. 공원을 돌아 나오는데 우리 둘이 중학교때 매주 가던 시립도서관이 전혀 다른 이름을 달고 맞이하고 있더라. 목소리만 무섭던 관리 아저씨가 떠들면 흠흠하며 우리를 겁주던 그 도서관.중학교 때부터 우리 둘은 늘 함께 였었지. 마흔 넘어까지 쭉. 그러나 언제부턴가 소원해진 우리 사이. 엄마가 요즘은 너랑 연락 안하는 것 같더라며 물으시기에 할 말이 없었다. 친구가 얼마나 소중한 건데 그렇게 오랜 벗을 잊고 사느냐며 힐난을 하시더라. 사실 너무 편안하던 사이라서 가볍게 주고 받던 말이 네게 상처가 됐다는 걸 알고 있었어. 네가 정색을 하며 난 이런 점이 싫어. 그래서 힘들다. 라고 했을 때 까짓 고치면 되지 생각했거든? 그런데 28년 이상 알고 지난 네가 나를 힘들어한다는 점이 받아들이기 힘들었나봐. 왠지 네가 멀게 느껴지고 또 공교롭게 바쁜 시간들을 보내느라 벌써 연락 안한지 1년이 훌쩍 넘었더라. 늘 지나가는 너의 집 앞과 너의 학교. 그냥 쓱 들어가면 네가 날 밀어내겠느냐마는 왜 내맘엔 벽 하나 자리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어제 서랍 정리하다가 그렇게 찾아도 없던 우리 둘의 여행 씨디를 발견했어. 네가 시간들여 공들여 만들어 준 우리들의 첫 해외여행 시디. 거기서 널 발견하고 난 그만 울컥했단다. 친구야. 나는 카메라를 보고 웃고 있었고 너는 캥거루나 강아지, 새들을 보느라 정신이 팔려 카메라를 응시하지도 않고 있더라. 그 때도 너는 모이를 사서 주자 했고 나는 아이스크림을 사먹자 졸랐던 게 생각이나. 나는 하나라도 많이 보자했었고 너는 쉬엄쉬엄 가자고 했었지. 너는 동물을 사랑하고 살아있는 것을 존중하는 여린 심성을 가진 내 소중한 친구였구나. 나는 그런 너를 기다려주지 못하고 힘들게 하고 잔소리까지 하고 때로 무시도 했었다는 걸 알았어. 미안하다 친구야. 우리에게 모두 힘들었던 2013년도 지나갔는데 우리 올해 다시 새롭게 우정을 닦아 나가자꾸나. 이젠 내가 널 이해하고 기다려줄게. 빨리 가자고 채근하지 않을게. 나 한번 더 봐 주면 안될까? 신청곡은 오늘 아침 들으며 눈물이 난 그노래 조용필의 친구여와 이 친구가 제일 좋아하는 팝 바브라스트라이잰드의 메모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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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널 다시 만났다. 소중한 내친구
곽희정
2014.04.03
조회 101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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