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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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찾기
김보현
2014.01.14
조회 97
* 방학 때 보충수업 시간에 아이들과 라디오에 사연 쓰기를 했습니다.
아이들이 쓴 글을 교사인 제가 대신하여 올립니다. 이름에 써있는 건
쓴 학생의 이름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용기있게 쓴 것이니
꼭 들려주시면 녹음하여 학생들에게 전해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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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를 떠가는 배에게 순풍은 닿고자 하는 목적지가 있을 때에야 비로소 존재할 수 있다.’ 이번 고등학교 1학년 겨울 방학 때 듣게 된 인문학 특강 수업 중, 선생님께서 해주신 이야기입니다. 누군가의 말을 인용하신 것인지, 아니면 직접 떠올리신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직 명확한 꿈이 없다는 제 말에 선생님께서 해주신 이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주위 친구들에게 꿈이란 그 글자의 예쁜 모양만큼이나 빛나는 단어이겠지만, 저에게 그것은 결코 품에 안을 수 없는 어두운 한 글자입니다. 그 어떤 퍼즐의 마지막 한 조각보다도 맞추기 어려운 것이지요. 나란 사람은 도대체 무얼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오늘 이 밤도 어제처럼 고민에 잠기다 지쳐 잠들 것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 내일 아침에 눈을 뜨면 밀물과 썰물이 반복되듯 다시 찾아올 막막함에 한숨을 쉬겠죠. 이럴 때면 그다지 노래를 잘 하지도 못하면서, 그렇다고 연예인처럼 수려하지도 못하면서, 가수라는 꿈을 꾸며 설레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친구가 너무도 부럽습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이렇게 고민했던 시간들이 있었다는 걸 추억처럼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믿습니다. 그 때는 지금의 밀물 같은 두려움 따윈 사라지고 태양 빛에 반사되는 호수의 잔잔한 물결 같은 행복감이 찾아오겠지요. 비록 지금은 선생님들께서 나눠주시는 ‘장래희망’이라고 적힌 종이만 봐도 숨이 컥 막힐 정도로 갈피를 못 잡고 순간순간 방황하는 학생이지만 긴 인생 속에서 보면 저는 이제 막 하늘과 눈인사를 나누는 새싹이 첫 봄을 맞이하는 설렘과 두려움이 가득할 때이니깐 요.
항상 저를 격려해주시는 어머니께서는 미래를 찾기 위해 아등바등 거릴 수 있는 시간이 남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사실 아직 그 말을 다는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분명 저에게 지금은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만은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밤이 깊어가는 시간 라디오를 들으며 가만히 앉아 제 파도치는 마음에 표류하는 돛단배를 위해 이 노래를 신청합니다.

“윤도현의 나는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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