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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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몽의 추억
효진
2014.01.14
조회 252
보충 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쓴 라디오 사연 3.
효진 학생의 사연을 대신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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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몽이라는 과자를 아시나요? 에그몽은 그리 크지 않은 달걀 모양의 초콜릿 속에 조그마한 장난감이 들어있는 500원짜리 군것질 거리입니다. 이제는 어떤 마트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추억의 과자가 되었지만,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제가 거의 매일 먹었던 간식이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학교가 끝나고 나면 가까운 곳에 살고 계셨던 할머니를 찾아가 그 에그몽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딱히 하는 것 없이 에그몽 하나를 먹고 장난감을 조립하면서 TV를 보던 시간이 왜 그리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는지, 정말 그저 할머니 무릎을 베고 있을 뿐이었는데 그 당시의 저에겐 그 별거 없던 하루가 행복했던 시간으로 기억이 됩니다.
고등학생이 되어 “입시가 몇 년 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니 나중을 위해서 열심히 해야 한다.”라는 말을 듣고 있는 지금의 저에겐 맛있는 거 사먹으라며 동전 몇 개를 쥐어주시던 할머니, 어떤 베개보다 훨씬 잠들기에 포근했던 할머니의 무릎베개도 아련한 추억으로만 남았고 즐겨 먹도 에그몽도 없습니다.
오늘 인터넷을 검색하다 우연히 에그몽을 보면서 문득 그때의 행복했던 기억이 떠오른 것이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고 많은 기억들 중에 하필 빈둥거리던 그 때가 왜 가장 행복한 시간으로 기억이 된 건지, 별거 아닌 에그몽을 보면서 왜 감상에 잠기게 된 것인지…․ 아마도 이제는 다른 친구보다 뒤처지면 안 된다는 불안에 쫓겨서 가만히 쉬는 것조차 초조함을 느끼게 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다시 한 번 마트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추억의 간식인 에그몽을 먹어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잠깐이라도 좋으니 어리광을 부리며 할 일 없이 보내던 그 때의 여유를 느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시 에그몽의 달콤한 맛만큼이나 달달했던 할머니의 무릎베개에서의 단잠과, 할머니의 포근함을 기억해보고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윤희 언니도 그런 추억의 과자가 있으신가요? 저희 어머니께선 달고나를 다시 한 번 먹어보고 싶다고 하시던데. 추억의 과자를 먹는다는 건 추억을 먹는 것이 아닐까요?

신청곡은 저희 어머니께서 정해주셨습니다. “자전거 탄 풍경의 ‘보물’” 틀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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