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선생님에게 맞았던 몽둥이 세 방.
오 천원이 채 되지 않는 소주 세 병.
첫 눈에 사랑에 빠진 그녀를 만난 1초.
내가 제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만들었던 것들...
살아가다보면, 긴 시간이 아닌 아주 짧은 순간들이 더 오래도록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경우가 있다.
오래된 지층을 찍은 사진에서 억겁의 세월을 느낄 수 있는 것 처럼,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던 한 시간보다 동전 하나를 떨어뜨린 그 순간이 에피소드가 되는 것 처럼,
찰나의 순간이 오랜 시간을 기억하게 만들고, 오랜 시간을 지배하는 경우가 분명히 있다.
내가 숨쉬는 지금 이 순간이 그 누군가에게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잊혀지지 않는 찰나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오싹해지기도 한다.
어쩌면 마음속에 켜켜이 쌓인 추억들도, 오랜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찰나의 순간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내게 주어진 찰나의 순간들에 나는 얼마나 성실하게 임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다시 바람이 불고, 시월은 여전히 지나가고, 시계는 재깍재깍 소리를 내며 순간을 기억해달라고 한다.
신청곡 : 50kg - 사랑에 빠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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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순간들
박형준
2013.10.21
조회 222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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