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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소중함이란...
최종환
2013.10.16
조회 108
저희 집에는,
'찌루'라는 11살 된 시츄 강아지가 한마리 있습니다.
볼록 튀어 나온 배꼽에 창자가 말려 들어가 썪고 있어 수술해야 하는데 수술, 입원, 치료 다 포함해서 비용이 한 150만원이 든다고 하더군요. 의사 선생님이 " 그 돈이면 이런 강아지 수십마리는 사고도... 정 내키지 않으면 안락사 시키는 방법도 있다"고 말하시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제 오른 손에는 부들 부들 떠는 우리 딸의 손이 잡혀 있었습니다. 전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얘는 우리 가족입니다, 500만원이 들어도 합니다, 당장 수술하세요" 그 때 우리 딸이 저의 손을 꼬옥 잡더군요...
세월이 4년 더 흘렀네요.
올 5월에는 팔의 근육이 딱딱 해져서 병원에 데려 갔더니만, 조직 검사 후 '암'이라고 하더군요. 수술 비용도 만만치 않고..
저희 와이프는 안락사를 시키자고 말하더군요. 저는 딸 의견에 맡기겠다고 했습니다. 사실 저는 팔을 절단하자고 했습니다. 팔 절단은 안하고 싶다는게 우리 딸 결정이었습니다.
어제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한다는 병원으로 비가 오는 날씨에 반일 연가를 내고.. 찌루를 데려가 정밀 검사를 한 결과.. '암'이 어깨까지 올라왔다고 하더군요. 이제는 팔을 더 많이 절단해야 한다는 얘기지요.
딸과 상의해서 연락한다고 하고 병원을 나오는데 가슴이 먹먹하더군요.
작은 의원과는 다르게 병원비가 많이 나오더군요. 사람보다 더 비싼 것 같습니다. 동물들은 보험이 안되서 그런건가 봅니다. 큰 고민이었습니다.
딸에게 어떻게 말할까?
슬퍼하지 않을까?
방금 전 학교 기숙사에 있는 딸을 밖으로 불러 서정을 말했습니다.
"방치하면 2개월을 살고, 절단하면 3년 이상을 편히 사는데.. 주인의 중요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 딸의 대답은 의외였습니다. "수술비는?" .............
전 예전과 동일하게 당당히 말했습니다. "한 300~400은 드는데... 찌루는 우리 가족이니까, 아빠는 1000만원이 들어도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딸이 조용히 흐느끼며 웁니다. 그걸 보는 저도 눈물이 나더군요.
저의 어릴 적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저와 같이 태어나 11년을 함께 생활한 개를 집 사정이 어려워 복날 여름에 개장수에게 팔아 무참히 끌려가는 것을 보고 크게 상처받은 아빠 모습을...
그 상처 이후로 개를 다시는 키우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살다가 아이들이 하도 원해서...
몇 년 전
어머님께서 암으로 돌아가시기 2달 전 쯤 저를 불러 말씀하셨습니다.
" 네가 그렇게 좋아하던 개를 팔아 너에게 큰 상처를 준 것이 아직도 가슴이 아프단다... 아들아 엄마가 미안하다.."
어머니는 그것을 30년 넘게 마음에 두고 사셨던 겁니다.
그래서 저는 딸에게 말했습니다.
" 난 할머니처럼 미안하다고 너에게 나중에 말하고 싶지 않구나 "
그러자 우리 딸이 눈물을 흘리며 말하더군요. " 수술해요, 우리...찌루... "
어릴 적 제가 받았던 커다란 상처를 우리 아이들에게 절대 주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 주위에 있는 생명들을 소중하게 여겼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동물일지라도...
다음 주 수술합니다.
수술이 잘 되어서 자연적인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바람은 차지만,
우리들 마음은 따스한 겨울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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