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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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의 손등...
이존호
2013.10.04
조회 99
오늘 유연히 길을 걷다 오래된 친구를 만났습니다.
반가운 친구와 짧은 인사와 함께 악수를 하며 돌아서 집으로 들아가는 길에 그 친구의 손이 너무 따스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고된 일을 하는 친구의 두터운 손등이 조금은 애처로웠습니다.
친구의 두터운 손등을 생각하니 문득 오래전 아버지의 손등이 생각났습니다.
너무 추워지기 전에 아버지께 드리지 못 했던 장갑 하나를 어머님께 챙겨드릴까 합니다.
가끔 아버지가 그리울 때 찾아보는 시 하나를 올려드립니다.

두꺼비/ 박성우

아버지는 두마리의 두꺼비를 키우셨다

해가 말끔하게 떨어진 후에야 퇴근하셨던 아버지는
두꺼비부터 씻겨주고 늦은 식사를 했다 동물애호가도
아닌 아버지가 녀석에게만 관심을 주는것 같아 나는
녀석을 시샘했었다 한번은 아버지가 녀석을 껴앉고 주
무시는 모습을 보았는데 기회는 이때다 싶어 살짝 만져
보았다 그런데 녀석이 독을 뿜어대는 통에 내 양 눈이
한동안 충혈되어야 했다 아버지, 저는 두꺼비가 싫어요

아버지는 이윽고 식구들에게 두꺼비를 보여주는 것조
차 꺼리셨다 칠순을 바라보던 아버지는 날이 새기전에
막일판으로 나가셨는데 그때마다 잠들어 있던 녀석을
깨워 자전거 손잡이에 올려놓고 페달을 밟았다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다오

아버지는 지난 겨울, 두꺼비집을 지으셨다 두꺼비와
아버지는 그 집에서 긴 겨울잠에 들어갔다 봄이 지났으
나 잔디만 깨어났다

내 아버지 양 손엔 우둘투둘 두꺼비가 살았었다

ps : 신청곡 - 왁스, 황혼의 문턱
오래전에 올렸던 시입니다. 너무 좋아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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