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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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꽃 국화
양희정
2022.11.10
조회 276
N을 만나고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어떤 남자아이가 (이십대로 보이지만 내 눈엔 아이) 작은 꽃다발을 들고 있었다.
오늘 좋은 날인가보네. 여자친구에게 주는것도 좋지만 엄마에게 주는거면 그 엄마는 참 행복하겠다 싶었다. 기념일이든 아니든 아니면 뜻밖의 꽃이라 더 좋겠지만 줄 사람을 생각하면서 꽃을 산다는 의미가 설레인다는걸 예전엔 몰랐다.
어린 날에는 금방 시들고 소장할수도 없는 꽃은 내게 세상 쓸모없는거였다. 꽃 선물은 특히나 싫어해서 가족이나 지인에게도 꽃 선물은 거의 받지 못했고 받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마음의 여유가 생긴건지 꽃의 아름다움을 알아 버린것인지 봄에는 작약을 사고싶고 가을에는 국화를 사고 싶고 겨울에는 라넌큘러스를 사고싶다.

이런 생각을 갖던 중 어제 늦은 밤에 술이 거나하게 취한 남편이 짜잔~하면서 국화 다발을 건냈다. 예전 같았음 쓸데없는 짓 한다고 면박을 줬을텐데 국화를 좋아하는 날 생각하며 사온 남편을, 그리고 남편을 바라보면서 몇일 전 이십대의 남자 아이를 보면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을지도 모를 그 누군가를 생각하며 아주 기쁘고 행복하게 화병에 꽂았다.

받을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미소짓고 행복해 진다면 그것이 진정 '선물'의 의미겠지.
직장을 관두고 의무적으로 받았던 선물조차 없는 지금 누군가가 내가 필요할것 같아서 샀다거나 혹은 남아서 준다고 건네는 것들이 새삼 감사하다.
예전에는 필요없다 치부하고 선물을 준 의도를 한참 생각했는데 나를 생각하며 준비한 마음만으로도 감사한 요즘이다.


희재 - 성시경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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