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조선일보 [CBS FM 요즘 '대박'난 이유]
2009.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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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대신 올드팝과 가요…CBS FM 요즘 '대박'난 이유 최승현 기자 vaidale@chosun.com 말을 버리고 음악을 선택해 청취자를 잡았다. 1970~90년대 음악을 폭넓게 선곡해 높은 청취율을 기록하고 있는 CBS FM(93.9㎒) 이야기다. 4~5년 전만 해도 청취율 1%를 넘는 프로그램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이 채널은 최근 라디오 기준 '대박'으로 통하는 3% 이상 프로그램이 부쩍 늘었다. 강기영 CBS FM 부장은 "3~4개 프로그램이 꾸준히 청취율 3%를 넘기면서 동 시간대 FM 프로그램 중 2~3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며 "연예인 출연 대신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데 초점을 맞췄더니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CBS FM 프로그램 진행자 중 외부 인사는 4명에 불과하다. 오미희('행복한 동행'), 김동규('아름다운 당신에게'), 한동준('FM팝스'), 허윤희('꿈과 음악 사이에'). 나머지 8개 프로그램은 모두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는다. 연예인 게스트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음악과 말의 비율이 8대 2 정도. 다른 FM 채널의 저녁·심야 시간대 프로그램이 거의 연예인들의 잡담 위주로 진행돼 음악 비율이 20~40%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가장 관심을 많이 받는 프로그램은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 이어지는 '유영재의 가요 속으로', '배미향의 저녁 스케치', '오미희의 행복한 동행'. 자기 차를 몰고 퇴근하는 직장인들의 학창 시절 감성을 자극하는 선곡이 성공 요인이다. 유영재 아나운서는 "70~80년대 작품성 뛰어났던 노래들을 주로 선곡하는데 많은 청취자들이 추억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상념에 잠기는 것 같다"며 "종종 원더걸스,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등 중장년들에게도 친숙한 아이돌 그룹의 노래도 들려주곤 한다"고 말했다. 물론 CBS FM도 한때는 다른 방송사들처럼 스타 섭외에 목을 매며 10대를 타깃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는 전혀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제작진은 숙의 끝에 2007년 FM 라디오의 본령인 음악으로 승부를 걸기로 했다. 그리고 2년여 세월이 흐른 지금 그런 변신은 성공이었던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