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토) 나이를 먹는다는 것
비회원
2013.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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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학회에서 개최한 `나이듦에 대한 성찰`을 주제로
발표를 할 기회가 있었다.
내용은 ‘나이듦’과 ‘늙음’의 등식은 잘못되었다는 주장이었다.
그동안 전통적으로 새해가 되면 나이를 한 해 한 해
먹어간다는 점을 강조해왔고 세뱃돈을 주어가며 축하하고
나이 먹음에 따라 보다 더 어른스러워야 한다고 격려해왔다.
그래서 나이를 먹는 것을 자랑해왔고 감사해 오지 않았던가?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나이 먹는다’는 사실을 잊고
‘나이가 들어간다’고 푸념하기 시작했다.
‘나이를 먹는 것’과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무슨 차이인가?
어린 시절에는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자랑이었는데
어른이 되어서는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
부끄러움이 되었다는 말인가?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능동적으로 내 역량을 키워가는
당당한 과정이다. 반면 ‘나이가 든다는 것’은 세월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내가 변화하고 있다고 인정해가는 피동적 행태다.
그러면 몇 살까지 나이를 먹고 몇 살부터 나이가 드는 것인가?
바로 나이 먹기가 나이 들기로 바뀌어 버린 순간, 우리에게는
꿈이 없어지고 미래의 빛이 어두워져 버린 것은 아니었을까?
한 살 더 먹으면 더 어른스러워지고 더 당당해지고
더 자랑스러워지는 모습은 안 될까?
어쩔 수 없이 ‘나이가 들어간 것’이 아니라
내가 자신있게 ‘나이를 먹어가는’ 노력을
우리는 하고 있는지 돌아보며....
새해를 맞이하려 한다.
- 매일경제 오피니언 ‘세상읽기’중에서
박상철 전 가천대 연구원장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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