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의 기쁨과 슬픔
비회원
2009.09.14
조회 38
◆ 알랭 드 보통의 일의 기쁨과 슬픔 The Pleasures and Sorrows of Work ☞[이레] 바로가기 우리는 왜 일을 하는가? 무엇이 일을 이토록 즐겁게 혹은 즐겁지 않게 만드는가? 가끔씩 재미있고, 그보다 자주 도망치고 싶은 ‘일’ 오늘 일터에서 행복하셨나요? 알랭 드 보통의 전작들과 비교되는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작가 자신이 ‘일’의 현장, 즉 ‘노동’의 현장으로 부지런히 발품을 팔고 다니면서 터를 닦은 생생하고도 성실한 취재를 바탕으로 쓰였다는 점이다. 작가 스스로도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에세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포토 르포르타주로도 기획된” 셈이다. 사진작가 리처드 베이커의 정적이면서도 풍부한 스토리를 품고 있는 흑백 사진들은 현대 사회의 ‘산업’ 전체를 조감(鳥瞰)하는 또 하나의 눈으로서, 철학자 드 보통의 시선에 입체감을 더해준다. ‘일’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작정한 저자로서 ‘르포르타주’라는 새로운 형식은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영국의 어느 항구 선착장을 출발한 작가의 시선과 걸음은 거대 물류 단지와 영국 최대의 비스킷 공장, 인공위성 발사 현장을 종횡무진 오가고, 슈퍼마켓 냉동식품 판매대에 놓인 ‘참치 스테이크’에서 착안해, 원양어선 갑판 위에서 어부의 몽둥이질에 생을 마감한 육중한 참치 한 마리가 영국 어느 마을의 여덟 살 소년 샘의 저녁 식탁에 오르기까지 과정을 추적하는 작가의 발걸음에서는 진한 땀내와 함께 ‘철학자 드 보통’의 새로운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작가 자신이 ‘물류 여행’이라고 이름 붙인 ‘참치 잡이 어선’ 여행 도중 선실 한켠에서 가까스로 뱃멀미를 참으며 ‘먼 산 바라기’를 하고 있는 작가의 사진은(본문 60쪽) 짐짓 이 탁월한 르포르타주 전반에 흐르는 작가 특유의 유머를 짐작케 한다.
댓글
()